매일신문

이자폭탄·금융위기 위험…"하반기 가계대출 더 어려워 진다"

농협은행, 6일부터 개인신용대출 한도 2억으로 하향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도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 조절

국내 주요 은행이 올해 하반기에 신규 가계대출 고삐를 더욱 조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작된 초저금리 환경이 종결될 조짐을 보이면서 금융당국은 은행이 한발 앞서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을 재차 주문하고 있다. 사진은 4일 오후 대출 안내문이 붙어있는 한 금융기관 모습. 연합뉴스
국내 주요 은행이 올해 하반기에 신규 가계대출 고삐를 더욱 조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작된 초저금리 환경이 종결될 조짐을 보이면서 금융당국은 은행이 한발 앞서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을 재차 주문하고 있다. 사진은 4일 오후 대출 안내문이 붙어있는 한 금융기관 모습. 연합뉴스

국내 초저금리 종결 조짐에 주요 은행들이 올 하반기 신규 가계대출을 더욱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 위주로 한도 축소와 금리 조정을 시작했고,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 속도에 따라 추가 조정도 계획하는 분위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는 6일부터 개인신용대출의 최고 한도를 기존 2억5천만원에서 2억원으로 낮춘다. 고소득자, 전문직을 대상으로 하던 '신나는직장인대출'과 전문직 대출 등의 신용대출 한도가 그만큼 줄어든다.

이는 높은 금리를 줘서라도 많은 돈을 빌리려는 사람을 봉쇄하는 효과가 있다. 금리를 조정하는 것보다 더 큰 대출액 조절 효과가 생긴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중순에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 '모기지신용보험'(MCI) 대출, '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 상품을 판매 중단했다. MCI·MCG는 주담대와 함께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와 연계하는 주담대 상품을 없애면 대출 한도 역시 줄어드는 것과 같다.

농협은행의 이 같은 행보는 올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작년 말 대비 5.8%로 나타나 조절이 시급해져서다.

금융당국은 앞서 은행들에 '올해 연간 증가율 5%'를 유지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작년 초저금리 환경으로 시장 유동성이 넘치면서 은행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이를 막고자 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도 '연간 5%' 기준을 맞추고자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을 1∼3%대로 조절했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부터 각종 대출 우대금리를 줄이고, 고액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 방법으로 총량 급증을 막았다.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함) 수단으로 꼽히는 신용대출은 금리를 더욱 높였다. 이달부터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대폭 강화돼 가계대출 속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은행들은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1, 2분기를 지나면서 은행에 대한 대출 규제 압박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올 들어 각국 경기 회복세가 두드러진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을 중심으로 '제로금리' 시대도 조만간 끝날 조짐이어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올릴 것이라고 시장에 직접적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가계대출이 지금처럼 가파르게 늘어난다면 약간의 금리 인상에도 대출 이자 부담이 대폭 가중된다. 지금껏 상승 곡선을 타던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도 하락세로 전환할 우려가 있다. 대출로 키운 자산 가격이 무너질 경우 금융위기로 번질 위험이 있다.

이런 이유로 금융당국은 은행 업계에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시중은행장과 간담회에서 "불요불급한 가계대출 취급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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