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보수 텃밭' 대구를 찾았다.
정당 입당이 정치권의 애초 예상보다 늦어지는 가운데, 처가 의혹을 비롯한 갖가지 악재가 잇따르며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히자 '텃밭 민심'을 확고히 다지면서 대세론을 굳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2·28민주운동기념탑에 참배하는 것으로 지역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두류공원에는 윤 전 총장의 지지자들과 인터넷 방송인등 200여 명이 모이는 바람에 일대에 혼란이 빚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윤 전 총장의 지지자들이 맞붙으며 소리를 지르는 소동도 있었다.
그는 2·28 민주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들과 간담회에서 "대구에서 세 번 근무하며 많은 분들을 만나보고 했지만, 기득권을 수호하는 그런 식의 보수는 이 지역에 전혀 없다. 오히려 대구경북 지역은 기득권을 타파하고, 나라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아주 리버럴하고 진보적인 도시라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윤 전 총장은 방명록에 "2·28 정신을 이어받아 법치와 민주주의 기반으로 대구경북의 재도약과 번영을 위해 힘껏 뛰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곧이어 보수 정치권의 성지인 서문시장을 찾은 윤 전 총장은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대구경북 경제가 국내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데, 결국 지역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야 전통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다.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지역 사회와 경제를 바꿔갈 수 있도록 스타트업을 많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극복의 상징이 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서는 지난해 2월 불거진 '대구 봉쇄론'을 "미친 소리"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K방역을 만들어낸 데는 이 장소, 바로 여기"라고 추켜세웠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동성로 상인들과 만난 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스타트업 대표들의 애로사항을 듣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의 이날 행보에 대해 전국에서 가장 보수성향이 강한 대구경북의 기를 세워주면서 보수야권의 대표 대권주자로서 '선점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해석한다.
국민의힘에 조기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물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등판도 예고된 상황에서 보수 텃밭 민심을 먼저 다져두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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