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시행된 이후 캠핑장이 비교적 안전한 실외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캠핑족이 증가하고 덩달아 캠핑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캠핑 인구는 700만명에 달하고, 시장규모는 4조원에 이른다.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캠핑장은 한정돼 "3대가 덕을 쌓아야 캠핑장을 잡을 수 있다"는 캠핑 덕담도 나온다.
이런 흐름에 맞춰 경북의 자치단체들은 다양한 캠핑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캠핑족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양적 특수를 맞은 캠핑의 반대급부로 ▷캠핑족이 내다버린 쓰레기 ▷캠핑장의 배짱 영업 ▷몰상식한 캠핑족 등 서로를 불편하게 하는 각종 문제들도 도출되고 있다.
◆캠핑족 모셔라
경관이 좋은 산과 들, 해안선이 빼어난 곳을 품은 경북의 지자체들은 캠핑 인프라를 구축하고 여러 행사를 준비하는 등 캠핑족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차박'(車泊) 성지로 알려진 경주 감포읍의 나정해변은 현재 주차장을 비롯해 각종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오토캠핑장을 만드는 등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포항시도 형산강 둔치를 따라 오토캠핑장을 조성하고 있다. 두 곳 모두 내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울릉군은 일주도로를 끼고 있는 '국민여가 캠핑장' 조성을 완료했다.
경북도는 경주 오류캠핑장, 영덕 고래불국민야영장, 울진 염전해변캠핑장 등 도내 대표적인 해안 캠핑장을 더욱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친환경, 클린 캠핑문화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다음달까지 성주 금수문화공원야영장, 울진 구산해수욕장 오토캠핑장, 문경 단산숲속 캠핑장, 의성 빙계계곡 캠핑장, 고령 부례관광지, 청도 화랑마을 등 캠핑장에 10억원을 투입해 친환경 캠핑페스타를 개최하고 있다.

캠핑페스타는 초보 캠퍼를 대상으로 장비 구매 등 실질적인 캠핑 지식을 공유하고, 클린 캠페인, 가족친화프로그램 등 건전한 캠핑 문화 정착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지역사회 공헌 캠핑문화 정착을 위해 지역 특산품 온오프라인 판매장을 개설하고, 캠핑 연계 관광상품도 운영하고 있다.
이영석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늘어나는 캠핑 수요에 맞춰 해안가 오토캠핑장과 차박지 등 다양한 해양레저 공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투기, 바가지 요금…캠핑 민원도 급증
캠핑족이 폭증하면서 일부 사설 캠핑장을 위주로 배짱 영업이 성행, 캠핑족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90만명이 가입된 한 캠핑 커뮤니티에는 ▷일정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 당한 경우 ▷중복 예약으로 캠핑을 못 한 경우 ▷캠핑장 홍보 내용과 다른 열악한 시설 ▷사전 예고 없던 공사로 인한 불편 등 다양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캠핑 이용객들이 말하는 가장 큰 불만은 멈출 줄 모르는 캠핑장 이용요금이다. 요즘 사설 캠핑장 평균 이용요금은 4인(성인 2명) 기준 1박에 4만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유명하거나 시설이 좋은 곳은 6만원까지도 오른다. 대부분 캠핑장이 지난해보다 1만원(25%) 씩은 인상된 것으로 전해진다.
주말마다 캠핑에 나선다는 박희옥(34) 씨는 "예약 취소 시 무조건 50% 수수료를 요구하는 곳도 있는데 펜션도 10일 전이면 대부분 전액 환불을 해주는 것과 비교하면 불합리하다"며 "펜션보다 캠핑장 이용료가 비교적 저렴해 문제가 외부로 덜 알려진 것뿐이지, 실제 취소 수수료를 통해 부당 수익을 쌓는 업주들이 아주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몰상식한 캠퍼들도 건전한 캠핑 문화를 해치고 있다. 캠핑 중 발생한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거나 과도한 음주, 노상방뇨 등을 일삼는 일부 캠퍼들로 인해 많은 건전한 캠퍼들이 피해를 호소한다.
실제 노지 캠핑을 즐기는 이들도 쓰레기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차박 커뮤니티 '부릉부릉캠프'의 조사에 따르면 노지 차박의 쓰레기 문제 심각성을 5단계로 나눠 물은 질문에 30.4%(60명)은 '매우 심각하다', 31.4%(64명) '심각하다'고 답했다.
한 차박 캠퍼는 "캠퍼들 사이 깨끗하고 조용한 곳이라고 소문난 캠핑장을 찾아 갔는데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와 치워지지 않은 캠핑 자리로 인해 민원 신고 후 발길을 돌렸다"고 했다.
포항의 형산강 주변에는 캠핑족의 무단 쓰레기 투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6월 포항시는 형산강 주변 5.2km 구간에 '국가하천(형산강)의 낚시·야영·취사 등 금지지역 지정 행정예고'를 공표했지만, 단속의 눈길을 피해 캠핑·차박족이 꾸준히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주해남 포항시의회 의원은 "주말이면 아예 텐트와 캠핑카로 며칠씩 알박기를 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며 "관광산업을 생각하면 무턱대고 단속을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최소한 환경파괴 행위에 대해서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별고을오토캠핑장 등 자동차캠핑장 2개소를 비롯해 14개소의 캠핑장이 있는 성주군도 "차박과 노지캠핑이 늘면서 환경오염, 쓰레기 방치에 따른 환경오염으로 지자체·현지 주민과 갈등을 빚는 등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캠핑족들이 자주 찾는 금오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금오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정된 자리가 아닌 공터에서 캠핑을 즐기면 자연훼손의 가능성도 커지고 안전사고 위험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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