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경제 실핏줄'인 대구 골목상권 31곳이 새롭게 탄생했다. 11월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를 맞아 대구 지역경제를 기반부터 탄탄히 하려면 골목상권의 지속가능성이 무엇보다 큰 과제로 꼽힌다.
1일 대구시와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이하 재단)에 따르면 북구 9개, 달서구·남구 6개, 동구 4개, 수성구·서구 2개, 중구·달성군 1개 등 대구 전역에서 31개 골목상권이 올해 법인(상인회) 등록을 마쳤다.
이중 15곳은 번영회 또는 친목회 등의 단체는 있었지만 정식 법인은 아닌 상태였고, 16곳은 기초 조직조차 없어 새롭게 이름을 부여하며 탄생한 골목이다.
전통시장과 달리 골목상권은 상인회 조직이 없어 각종 정부 지원사업에서 배제된 채 각자도생으로 생존해 왔다. 특히 코로나19 시대 개별 사업장으로 흩어진 골목상권은 결집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고통을 오롯이 상인 개인이 부담해야 했다.
북구 고성동 벚꽃골목은 2016년 대구시민야구장이 떠난 뒤 슬럼화한 대표적인 골목상권 중 하나다.
벚꽃골목 한 상인은 "긴 코로나 터널을 거치며 '이대로 끝인가' 싶은 순간이 여럿 있었다"며 "상인들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면 좋을 텐데 조직이 없는 상태로는 한계가 분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벚꽃골목은 대구시와 재단이 올해부터 5년간 진행하는 '대구형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에 신청했고 지난 7월 법인 등록을 마쳤다. 벚꽃골목 21개 가게가 상인회에 가입했고 20여 개 가게가 추가 가입을 준비하고 있다.
손정자 벚꽃골목 초대 상인회장은 "20년 상권 역사 중에 처음으로 상인회가 생기고 단합이 되니 상인들 사이에서 '한 번 해보자'는 열정이 가득하다"며 "인근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향후 2년을 기회로 여겨 마인드부터 품목이나 업종까지 상권 활성화에 필요한 것은 모두 바꾸겠다는 생각으로 힘을 합칠 것"이라고 했다.
재단은 지난 2월 골목상권 전담 매니저 5명을 고용했디. 이들은 31개 골목을 발로 뛰며 문제를 진단하고 상인들과 머리를 맞대며 상권 살리기를 고심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전국 대비 소상공이 비중이 높은 대구는 발굴 가능한 골목상권이 많지만 대부분이 제도권 밖에 존재하는 실정"이라며 "핵심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닌 잡는 방법을 함께 찾아 자생 가능한 상권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상권 발굴이 가능한 대구지역 골목상권은 모두 870곳이다. 시는 오는 2025년까지 '대구형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을 통해 모두 120개 골목상권의 조직화를 돕고 핵심 10개 골목은 김광석길 같은 명품골목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중요한 것은 상인들의 참여의지다.
정승원 대구시 민생경제과장은 "3단계로 지원 단계를 나눠 의지가 있는 상권을 차례대로 추려나갈 계획"이라며 "조건 없는 지원이 아닌 자생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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