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막판 비방전'이 격화하자 지도부가 '원팀 다지기'를 통해 과열 양상 진화에 나섰다. 예비후보 4인방의 신경전이 본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1일 국민의힘이 국회에서 진행한 최고위원회의 배경 현수막에는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등 대선 예비후보 4명의 사진이 걸렸다. 배경 현수막 문구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규탄하는 글귀에서 '오늘부터, 변화의 시작'으로 바뀌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강한 열망을 더 타오르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당의 대선후보가 당원들의 더 큰 힘을 받아 선출돼야 한다"며 회의에서 당원 투표 독려에 메시지를 집중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본경선 당원 투표율이 70%를 넘기면 한 달간 탄수화물을 끊는 '무탄고지'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부터 대선후보를 뽑는 여론조사·당원투표를 시작한 만큼 본경선 흥행과 화합을 위한 배경"이라며 "경선과정에서 과열 양상을 띄지만 종국에는 모두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나서서 '원팀 다지기'에 나선 것은 대선후보 경선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후보 간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도 윤석열 예비후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은 권성동 의원이 '공천 협박' 의혹을 제기한 홍준표 캠프 여명 대변인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홍준표 예비후보 역시 C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후보 측에 가 있는 사람들은 구태 정치인들이고, 전문가들은 대부분 문재인 정권에 충성했던 사람들"이라고 직격했다.
앞서 홍 후보와 유승민 예비후보는 '단일화 지라시'를 놓고 갈등을 빚었고, 윤 후보와 홍 후보는 '공천 협박' 논란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처럼 서로를 겨냥한 공격이 선을 넘는 등 상황이 뒷수습 힘든 양상으로 흘러가자 지난달 31일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대권주자들에게 "품위 있고 절제된 모습이 국민과 당원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고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며 상호 비방 자제를 당부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만약 윤 후보가 이긴다면 윤 후보를 '시한폭탄 후보'라 부른 홍 후보가 돕겠느냐. 반대로 홍 후보가 이긴다면 윤 후보 쪽에 있는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구태'라는 소리까지 들었는데 배를 갈아탈 수 있겠느냐"면서 "경선 과정에서 쌓인 감정으로 인해 당 선대위에 이름만 올려놓는 '형식적 원팀'에 머물지 모른다는 우려에 지도부가 먼저 나서서 경선판 정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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