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로 선출되면서 강력한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을 지지한 20, 30대 청년층의 급격한 민심 이반이 나타나고 있다.
이준석 대표의 선출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던 이들의 '탈당 러시'는 물론, 국민의힘을 '틀니의힘'이라고 비하하거나, "윤석열 후보를 뽑느니 차라리 이재명 후보를 찍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등 반발이 강해지는 분위기다.
향후 본선을 대비해야 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윤 후보에 대한 2030세대의 비토 여론을 뒤집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7일 현재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경선 결과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2030 당원들은 윤 후보의 선출 이후 국민의힘을 '노인의힘', '구태의힘' 등으로 깎아내리며 분노를 표출하는 한편, 윤 후보의 지지자들을 '틀딱'(노인세대를 비하하는 말)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홍 의원의 한 지지자는 "정권교체가 절실해 홍 후보를 위해 당에 가입했다. 왜 2030세대가 등을 돌려 탈당하는지 생각해보라. 이제 다시는 2030세대의 마음을 잡기 어려울 것이고 이 글을 끝으로 저도 탈당한다"고 썼다.

실제로 이들은 탈당 신고서를 작성한 뒤 인터넷 커뮤니티에 앞다퉈 '인증'을 게시하고 있다. 당원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50대 이상 중장노년층이 당원투표에서 윤 후보에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주면서, 2030세대가 지지하는 홍 의원이 낙마했다는 주장이다.
한 누리꾼은 "청년들의 희망을 중장년이 다시 무참히 짓밟았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투표밖에 없다. 윤석열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이들이 가장 싫어할만한 선택을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는 '동감', '선택적 여당선택', '이재명 가즈아', '국민의힘은 이제 끝' 등 동조하는 댓글이 달렸다.
'역선택'이라는 일부의 문제 제기와 달리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홍 의원에 대한 이들의 적극적 지지는 두드러졌다. 윤 후보를 지지했던 대구 한 지방의원은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지역 당원들에게 윤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를 돌려보니 홍 의원을 지지하는 젊은 층에서 상당히 강한 반발이 담긴 답장이 날아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홍 의원을 지지했다는 A(33·경북 김천) 씨는 "애초 국민의힘 지지자가 아니었지만, 진영이나 당을 떠나 홍준표라는 사람이 마음에 들어서 지지했다"며 "윤 후보보다는 차라리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에 더 나은 사람일 것 같아 마음을 바꾸려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수습에 나섰지만, 이들의 분노를 당장 잠재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구에서는 정희용 의원(고령성주칠곡) 주도로 7일 각 캠프 청년위원장들이 모여 '원팀'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준석 대표도 지난 6일 윤 후보와 오찬을 마치고 페이스북을 통해 "후보는 2030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2030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그들의 언어로, 그들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나 이 글에도 "그 후보는 우리더러 역선택 민주당원이랬다"는 분노에 찬 댓글이 달려 많은 추천을 받았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