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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선택한 간호사에 병원은 '가정사'탓…핸드폰엔 '태움' 정황 속속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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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정부시 한 대학병원에 근무하던 20대 여성 간호사가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유족들은 고인이 이른바 '태움'으로 일컬어지는 직장내 괴롭힘과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기 의정부시 금오동 소재 대학병원 장례식장 빈소에서 만난 유족은 고인의 SNS 대화록과 근무일지표, 근로계약서 등 관련 자료를 제공하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 16일 오후 1시쯤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의 한 대학병원 기숙사에서 간호사 A(23)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결과 A씨는 지난 3월 입사한 신규 직원으로, 숨지기 전 주변에 "힘들다"고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A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정황을 근거로 고인이 이른바 '태움'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매월 식대 10만원이 제공됐는데 식사를 제대로 못해 식대가 남을 정도로 과중한 업무를 했고, 입사 첫달인 3월을 제외하고 추가근무수당이 5월부터 점차 늘어났는데 심야근무와 휴일근무가 많았다.

A간호사의 담당 환자가 늘어나면서 숨지기 전 그가 담당한 환자는 23명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유족은 주장했다.

또 유족 측은 YTN을 통해 일부 선배 간호사들이 병원 차트를 집어 던지거나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는 등 A 씨를 괴롭혀왔다고도 주장했다.

특히 A간호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날 병원 측에 업무를 바꿔 달라고 호소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병원 측은 A씨가 오히려 가정사나 개인사 때문에 안 좋은 선택을 한 것 같다며 책임 회피성 발언을 했다고 YTN은 보도했다.

유족은 병원 측의 사과와 함께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병원 측은 뒤늦게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태움 사실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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