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전 12시쯤 대구 남구 캠프워커 반환부지 담장. 카운트다운 종료 소리가 끝나자 남구 주민들, 대구시 관계자 등 총 276명이 담장과 연결된 밧줄을 힘껏 잡아 당겼다. 요란한 폭죽 소리와 함께 100년간 꿈쩍 않던 캠프워커 반환부지 담장이 허물어졌다.
이날 담장허물기는 캠프워커 부지 반환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다. '시민과 함께 허무는 100년의 벽'이란 주제로 열린 부지 반환 기념 행사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 브라이언 P. 쇼혼 미 육군 대구기지 사령관과 시민 대표로 차태봉 미군헬기 소음피해 대책위원장이 참석했다.
반환부지는 1921년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 경비행장으로 처음 사용된 곳으로, 해방 후엔 국군 비행장으로 사용되다 1959년부터 미군 활주로로 사용되는 등 줄곧 군사시설로 활용돼 출입이 엄격히 금지됐다.
대구시는 해당부지를 남부권 발전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국방부 및 주한미군과 적극적 협상을 진행해 2020년 12월 반환에 합의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헬기장 부지엔 대구대표도서관과 대구평화공원 등이 들어서고, 동측 활주로 부지엔 3차 순환도로가 지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3차 순환도로 전체 25.2km 중 마지막 단절구간으로 남아있는 캠프워커 서측도로는 47보급소와 함께 국방부와 기부 대 양여 사업으로 반환을 추진 중이다. 오는 12월 말 합의각서가 체결되면 온전한 순환도로 개통이 가능해 진다.
국방부는 부지반환 합의 후 대구시의 요구에 따라, 환경정화를 위한 추가정밀 조사를 실시해 최근 정확한 오염량을 산출하고 검증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2023년 1월까지 반환부지에 환경정화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반환 부지 인근 주민은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낙후된 남구 지역의 안정된 생활이 가능하고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태봉 대책위원장은 "헬기 이착륙 때마다 귀가 먹먹해지고 심장이 뛰어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던 20년 세월이 끝났다"며 "앞으로 모든 정치인들도 남구가 발전할 수 있도록 힘 써달라"고 부탁했다.
반환부지 담벼락 바로 아래에서 10년 넘게 거주한 김진수(68) 씨는 "대금 가르치는 일을 하는데 헬기가 이착룩 할 때마다 교습을 중단할 정도로 시끄러웠는데 올 초부터 이착륙이 중단된 후 살기가 좋아졌다"며 "앞으로 도로가 뚫리면 주민들이 더 큰 혜택을 얻는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곳에 '주민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 계획임을 밝혔다. 권 시장은 "대구대표도서관과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서축도로와 동축도로를 연결해서 3차 순환도로를 완성해 시민들에게 돌려드려 대구 신성장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미군이 주둔하는 동안 주민들은 제대로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했다. 담장허물기 행사를 통해 주민들에 새로운 활력을 주게 돼 기쁘다"며 "이번 부지 반환을 계기로 3차 순환도로가 개통하는 순간 남구도 더욱 발전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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