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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전쟁 확산? '김건희→윤석열, 이재명·추미애→尹, 윤희숙→李"

윤희숙, 김건희, 추미애. 연합뉴스
윤희숙, 김건희, 추미애. 연합뉴스

최근 대선 '썰'전에서 '바보'가 핫 키워드로 떠오른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양강 후보 및 그 주변 인물들의 입에서 쏟아졌다.

▶이재명 후보는 16일 오후 강원 강릉 중앙성남전통시장 연설을 통해 윤석열 후보의 북한 선제타격 발언을 지적하면서 '우익 포퓰리즘, 안보 포퓰리즘'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원하는 일을, 합리적인 일 해야 할 일을 저항을 극복하고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는 이재명 같은 사람은 포퓰리스트가 아니라 민주주의자라 부르는 것"이라고 대비시켰다.

이어 그는 "국민 의사를 존중해 국민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잘 해내 국민들에게 지지받는 이 민주주의자를 포퓰리스트라고 욕하고 있다"고 윤석열 후보를 가리켰고, "이런 걸 뭐라고 하나, 적반하장, 요새 유행하는 말로는 바보다. 국민이 이런 걸 다 구별해서 본다"고 꼬집었다.

여기서 언급한 바보는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7시간 전화 통화' 녹취록에서 윤석열 후보를 바보라고 가리킨 것으로 알려진 것을 인용 연상케 해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주최로 열린 지방자치대상 및 한국지역발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주최로 열린 지방자치대상 및 한국지역발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같은날 바보 지칭은 이재명 후보에게도 향했다.

실은 이재명 후보의 오후 발언보다 이른 오전에 했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이날 오전 8시 8분쯤 페이스북에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뇨, "바보야, 문제는 바로 당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재명 후보를 바보라고 지칭했다.

이는 이재명 후보가 지난 15일 강원 춘천 명동 즉석연설에서 자신을 '경제 대통령' 적임자로 내세우는 취지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여기에 동의하느냐.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길 향해 가야 한다"라며 1992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선거 당시 슬로건을 인용한 것을 가리킨 것이었다.

윤희숙 전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두고 "사실 우리 상황에 딱 맞는 슬로건이다. 전임 대통령의 경제정책 실패를 비판하면서 정권교체를 성공시킨 구호"라고 역공의 맥락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소득 주도 성장과 부동산 정책 실패로 골병 든 한국경제의 책임을 묻는 말이다. 최저임금 대폭 상승과 코로나로 600만 자영자의 절망이 깊고, 이사철이 다가와도 펄쩍 뛴 전세값에 꼼짝을 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제는 정책 실패의 주범인 여당 후보가 감히 어디다 대고 이 구호를 외치냐는 것"이라며 "5년에 걸쳐 이런 정책들이 민생을 망칠 때는 입 꾹 다물고 용비어천가를 부르거나 한술 더 뜨다가 이제 와서 자신은 다르다니 뻔뻔함도 정도가 있어야"라고 했다.

그는 "더구나 이재명 후보가 3프로 TV(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제를 논한 것을 보면 90분 내내 동네 바보가 조자룡 헌칼을 훔쳐다 휘두르는 모양새"라고 바보라는 단어를 넣어 지적, "본인이 부족한 것은 부족한 대로 전문가를 중용하려 애 쓴 것이 과거 지도자들이었다면, 이분은 경제의 기본도 모르면서 인과 관계를 마구 뒤집으며 무딘 칼로 경제를 난도질 할 계획이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추미애. 연합뉴스
윤석열, 추미애. 연합뉴스

▶'바보'는 윤석열 후보의 검찰총장 시기에 법무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추윤갈등'의 중심에 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이날 언급했다.

그는 이날 오전 11시 16분쯤 페이스북에 역시 김건희 씨 7시간 통화 녹취 내용 속 바보 표현을 인용, "조국 (전 법무부)장관 가족에 대한 사건 조작 이후 거의 모든 언론은 윤석열을 영웅이라며 윤비어천가를 불렀다. 그런데 김건희(교수)는 그를 바보라고 했다"고 썼다.

이어 "망언 사고를 연발하는 후보에 대한 대책으로 훨씬 어린 이준석(국민의힘)대표는 후보가 가만 있어야 한다고 하고, 김종인 선생도 해 주는대로 연기만 하라고 했다. 가르친다고 안되니 가만있거나 써주는 대로만 하라는 것이었다"며 "그걸 보면 김건희 씨 눈이 정확했다"고 했다.

문재인, 노무현. 매일신문DB
문재인, 노무현. 매일신문DB

한편,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바보라는 표현은 故(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붙으며 그의 대표적 별명이 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과거 지역주의가 팽배하던 시기에 이를 타파하겠다며 부산 등 영남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로 계속 도전한 이력 때문에 일종의 비유적 표현으로 붙었다.

그러나 지금 대선판에서는 '지능이 부족해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거의 그대로 담아 공방에 쓰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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