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국리민복(國利民福)의 지도자

곽병진 경영지도사(전 영진전문대학 경역학 겸임교수)

곽병진 경영지도사(전 영진전문대학 경영학 겸임교수)
곽병진 경영지도사(전 영진전문대학 경영학 겸임교수)

필자는 20년간 대학 강단에서 매 학기 학생들로부터 강의 평가를 받아왔다. 강의 과목이 서로 다른 교수들을 놓고, 학생들의 평가에 의해 하위 15%에 걸리면 무조건 다음 학기 강의가 없어진다.

그런데 학생들 평가를 보면 강의 내용에 대한 본질적 평가보다는 개인적 이해 잣대로 교수가 평가된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평소 나를 알아주고 인정하는가 ▷잡담, 전화기를 만져도 관대한가 ▷학점 면에서 호의적인가.

이는 곧 선거에서 후보 선택 의사결정 잣대와 유사하다. ▷내가 아는 사람 ▷나에게 잘하는 사람 ▷당선 후 내게 유익되는 사람 ▷진영 논리와 당선 가능성(여론조사)이 높은 사람에게 표를 준다. 학생들이 본질적 평가와 무관한 이 시대 선거문화를 보고 배웠는지 강의 평가 인습들이 사회 진출 후 선거문화에 영향을 끼쳤는지, 필자는 요즘 상황을 보면서 의사결정의 합리적 잣대 재정립이 절실하다고 느낀다.

유권자들은 대선 후보에게 '신언서판 도중감'(身言書判 道重感)이라는 기본적 자질을 요구해야 한다. 예부터 공직 지도자 평가 잣대로 신체에서 풍기는 풍모와 이치에 맞고 자신을 올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솜씨, 인품, 인격, 기획력, 판단력 등을 기본적 판단 기준으로 삼아왔다.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도 중요하다. 즉,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고 말을 쉽게 바꾸면 신빙성은 물론 실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최근 대선 후보들의 행태를 바라보면 국민들은 어이가 없다. 각종 공약을 쏟아내고도 반론에 부딪히면 안 하겠다고 한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왜 철회하냐고 물으면 철회한 적이 없다고 한다. 몇 단계 조령모개식 손바닥 뒤집기로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현명한 국민들 중에 도덕성, 능력, 전문성 측면에서 탁월한 정치 지도자감이 수없이 많다. 단지 그대들에게 양보하고 있을 뿐이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국가 지도자 선택 시 선행 필수 체크 5덕목을 강조해 본다. 첫째, 국가 성장 발전 비전을 제시하고, 공약 실현이 가능한 혁신 역량과 열정이 있는가. 둘째, 기민한 기회 포착 능력과 위기 대처 통찰력이 있는가. 세 번째, 인재 등용, 일과 재원 확보, 배분의 우선순위가 공정한가. 네 번째, 국민 통합을 이룰 조직과의 소통·공감능력이 있는가. 다섯 번째,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해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능력이 있는가.

바꿔 말해 보면 뽑지 말아야 할 후보의 모습이 바로 나온다. 재원 대책 없이 표 구걸 공약을 남발하고, 거짓말을 하거나 공약을 철회하고도 아니라고 고집하는 한편, 유불리에 따라 말을 수시로 바꾼다. 또 거짓말하면서 상대를 거짓말쟁이로 역공하고, 협의 공감화보다는 강한 자기 주도적 결단 성향만 내비친다.

또 우리 지역민들이 눈여겨봐야 할 것은 수도권 인구 몰입 정책과 극히 지엽적인 선심성 복지 공약까지 무성한데도 지방분권, 균형발전 공약이 안 보인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도 잘 봐야 한다. 1인 만능의 주도적 실행 능력이 너무 강하면 구성원들을 방관자로 몰아 능력 발휘율을 떨어뜨린다. 소속 조직(당정청)의 능력과 신뢰도, 조직 통섭 융합 능력이 함께 검증되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의사결정의 국민적 의식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그래야 국리민복을 위하는 선진대국의 지도자가 탄생될 수 있다. 국민의 소망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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