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창] 역량 있는 의사 배출

갈수록 환자 대상 시술·수술 교육 어려워져
코로나로 공공의료 확충, 의료인 특수 교육 중요성
정부 투자, 국민 이해 있어야 '역량 있는 의사' 배출 가능

고석봉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고석봉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한 명의 역량 있는 의사를 배출하려면 오랜 수련 기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의사 교육 및 수련 과정을 대부분 민간 수련병원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필자도 사립대학병원 교수로 근무하면서 환자 진료와 의대생 및 전공의 수련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역량 있는 의사의 정의는 시대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풍부한 의료지식과 정확한 처치 능력 그리고 의사소통 능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과계 의사는 이런 역량 중 환자에게 하는 시술 및 수술에 필요한 다양한 기본 술기와 고난도 수술 교육이 필수적이다. 과거에는 환자를 대상으로 담당 교수나 선임 의사의 지도하에 이런 교육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갈수록 이런 전통적인 수련교육 방법이 어려워지고 있다. 환자들의 의료 요구 수준이 높아져 의대생이나 전공의의 일정 부분 진료 및 수술 참여를 환자로부터 동의 받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면서 우수한 외과계 의사를 안정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는 것은 선진국 문턱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매우 중요하다. 현대 의학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의료 기술이나 장비 등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더불어 의료의 질 향상에 대한 사회적인 욕구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고령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여 과거에는 드문 질환인 악성종양, 심혈관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의사가 환자에게 진단 및 치료를 목적으로 시술이나 수술을 할 때 오류를 줄이고 환자의 불편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의료인의 의료술기의 숙련도가 중요하다. 시술과 수술에 대한 숙련도는 실제적으로 임상 경험에 의해 좌우되므로 초보자가 처음부터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이나 수술을 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따라서 환자에게 적용하기 전 효과적으로 시술 및 수술을 훈련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어느 정도 시술 혹은 수술 방법과 기구 사용에 익숙해질 때까지 최첨단 의료장비를 이용해 각종 의료 시술과 수술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 대안이 될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공공의료의 확충이 매우 중요해졌다. 특히 중환자실, 음압 병동 같은 특수병동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런 특수병동을 유지하려면 유능한 의료인(의사, 간호사 등)의 양성이 필수적이다. 이런 특수 의료인의 양성은 단기간에 되는 것이 아니고 체계적인 특수 교육이 필수적이다.

이런 대규모 의료인 훈련교육센터는 많은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정부도 의료인의 술기 능력을 포함한 임상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대구의 첨단의료복합단지에 가칭 '의료기술시험연수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연수원이 완공되면 국내외 의료인을 대상으로 의료술기 모형과 동물모델, 3D 모형을 이용한 의료장비, 로봇수술 장비, 가상현실 기술 등 최첨단 의료장비를 이용해 각종 의료 시술과 수술 방법을 교육하고 연구할 예정이다.

한 사람의 '역량 있는 우수한 의사'는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와 국민들의 이해가 있어야 배출된다.

고석봉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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