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물거품 된 설 명절 특수…오미크론 확산에 전통시장 '썰렁'

"지난주까지만 해도 시장에 손님들 보였는데…오미크론으로 명절특수 물거품 됐다"
내달 2일까지 전통시장 주변도로 주정차 단속 2시간 유예

27일 오전에 찾은 대구 달서구 감삼동 서남신시장. 설 명절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시장 내 골목 곳곳은 한산했다. 장거리를 보러 나온 사람들과 화물차량에서 물건을 상하차하는 이들의 수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임재환 기자
27일 오전에 찾은 대구 달서구 감삼동 서남신시장. 설 명절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시장 내 골목 곳곳은 한산했다. 장거리를 보러 나온 사람들과 화물차량에서 물건을 상하차하는 이들의 수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임재환 기자

27일 오전 대구 달서구 감삼동 서남신시장. 설 명절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시장 곳곳은 한산했다. 장을 보러온 사람보다 물건을 실어나르는 이들이 더 많아 보였다. 대부분의 시장 상인들은 출입구 쪽을 하염없이 바라보거나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대구 전통시장이 코로나19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짝 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은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또다시 좌절했다.

이날 찾은 지역의 전통시장 상인들은 하나같이 오미크론 변이가 설 명절 특수를 꺾은 주범이라 입을 모았다. 오미크론이 급속히 확산화면서 지역 내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확진자는 528명으로 직전 주(185명) 대비 약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생선을 판매하는 김모(57) 씨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괜찮았는데 오미크론으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강 이남에서 최대 규모라는 서문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서문시장 2지구에서 10년째 제사음식을 판매하는 오모(60대) 씨는 "애당초 모일 수가 없다 보니 제사를 생략하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며 "매일 출근해도 밥 먹고 시간 보내는 게 전부다"고 하소연했다.

서문시장과 함께 지역 내 2대 장터라고 불리는 칠성시장도 적막감만 맴돌았다. 상인들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손님들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기를 반복하는 모습에 지친 분위기다.

20년째 과일을 판매 중인 김영학(66) 씨는 "사람들이 보이다가도 확진자가 늘어나면 이내 곧 사라진다. 코로나19가 끝나면 경기는 좋아질 텐데 현재로선 막연히 그 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8개 구‧군청 공무원들을 독려해 전통시장에서 음식과 물건을 구매하는 장보기 행사를 마련했지만 시장 분위기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앞서 북구청은 지난 17일부터 나흘간 비대면으로 주문받아 약 600만원 상당의 과일과 음식 등 식자재를 구매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설 명절 기간에는 주정차 단속도 잠시 멈춘다"며 "이 밖에도 디지털 커머스와 비대면 장보기 등 다양한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시민들께서 관심 두고 이용해주시면 시장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찾은 서문시장 2지구. 임재환 기자
27일 오전 찾은 서문시장 2지구. 임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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