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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594가구 사는 아파트서 사라진 물탱크 동파이프 837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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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업체·관리소장 검찰 송치…피해액 1억4천610여만원
검경, 원청-하청 공모 가능성 부인…"수사 문제 없다"

비상용 물탱크로 향하는 동파이프가 사라진 모습. 입주자대표회의 제공
비상용 물탱크로 향하는 동파이프가 사라진 모습. 입주자대표회의 제공

대구 달서구 도원동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800m가 넘는 동파이프 배관이 통째로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96년 지어진 이 단지는 1천594가구가 사는 지역 내 대표적인 서민 아파트다.

2일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이 단지 옥상의 비상용 물탱크에 연결돼 있던 배관이 도난당한 건 2018년 9월. 당시 입주자 대표는 입찰을 통해 옥상 물탱크에 배관을 설치하는 공사를 A업체에 맡겼고, A업체는 B씨에게 하도급을 줬다. 공사는 그해 11월 끝났다.

이듬해 입주자 대표로 새로 뽑힌 이모(63) 씨가 업무를 인계하며 '문제'를 발견했다. 기존 설계도와 달리 옥상 물탱크 배관(동파이프)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감정평가 결과 사라진 급수배관은 837m에 달하며 피해액은 1억4천610만원가량이었다.

무단으로 방치된 폐기물들도 골칫거리다. 주민들에 따르면 B씨는 배관 공사가 끝난 후에 배관을 감싸고 있던 보온재인 유리솜을 물탱크 안에 무단으로 투기했다. 방치된 전체 폐기물 중량은 640kg에 이른다.

이 씨는 "관련 업체에 폐기물 처리를 문의했으나 청소를 해도 유리솜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 처리를 주저했다"며 "유리솜을 깨끗이 치우기 전에는 비상용 물탱크를 사용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배관은 지하 펌프가 고장 날 경우 옥상 물탱크를 비상용 물탱크로 전환하는 기능을 한다. 배관이 사라지면서 비상급수 기능이 마비된 셈이다. A업체와 B씨, 아파트 관리소장 모두를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이 씨는 "이들이 공모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아파트 측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배관을 반출한 B씨와 이를 묵인한 아파트 관리소장에 대해서만 각각 절도와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거래정보와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A업체와 공모한 혐의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송치하기 전 검찰과 세부 조율도 거쳤다. 수사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A업체 대표 또한 공모 가능성을 부인하며 "검찰,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수조 내부에 공사 폐기물이 방치된 모습. 입주자대표회의 제공
수조 내부에 공사 폐기물이 방치된 모습. 입주자대표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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