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성남FC 의혹 보완 수사 지시,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

수원지검이 수사 무마 의혹을 받는 성남FC 후원금 사건 보완 수사를 성남지청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보완 수사는 수사 무마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지휘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보완 수사를 성남지청에 지시한 수원지검의 결정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때 관내 기업 6곳의 인·허가 편의를 봐주고 160억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2018년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으나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가 유력해진 지난해 9월 무혐의 처리했다.

이후 고발인의 이의 제기로 성남지청이 사건을 송치받아 수사 여부를 검토해 왔다. 하지만 박 지청장이 수사팀의 재수사 요청을 여러 차례 반려하면서 수사를 맡았던 박하영 차장검사가 지난달 사의를 표명했다. 수사 무마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성남지청이 후원금 자금 흐름 파악을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 조회를 대검에 요청했으나 김오수 검찰총장이 사소한 이유를 들어 반려하면서 수사 무마 의혹은 대검 차원으로 확대됐다.

수사 무마 등 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의심을 받는 사건의 보완 수사나 재수사는 다른 검찰청에 맡기든지 지휘 계통을 바꾸거나 특임 검사에게 맡겨야 한다. 그래야 공정한 수사가 되고 수사 결과도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수원지검이 성남지청에 보완 수사를 지시한 것은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물론 박 지청장의 수사 무마 의혹까지 모두 '혐의 없음'으로 무마하려는 잔꾀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는 보완 수사 지휘 계통을 보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박 지청장은 법무부 감찰담당관 재직 때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주도한 친정권 검사다. 신성식 수원지검장은 이 후보의 대학 후배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지목으로 윤 총장 징계에 참여해 '추미애 라인' 검사로 불렸다. 김 총장 역시 친정부 검사임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대한민국의 법치를 교란시키는 부끄러운 얼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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