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승패를 가를 최대 변수인 야권 대선 주자 단일화 논의가 13일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여론조사를 통해 정권교체에 나설 최종 선수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윤 후보는 본인이 선호했던 '담판' 방식이 아니라 썩 내키진 않지만 협상의 끈은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투표일을 24일밖에 남겨 놓지 않은 이날까지 여당 소속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제1야당 당적의 윤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논의 결과에 따라 차기 정부의 주인공도 바뀔 수 있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가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얼마나 벌이느냐와 안 후보 측과의 줄다리기 과정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통 큰 양보를 할 수 있느냐에 따라 협상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안 후보는 후보 등록 첫날인 이날 오전 등록 절차를 마친 뒤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특별기자회견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즉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며 "정권교체를 통한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을 통해 미래로 가자는 목표를 동시에 이루는 건 국민의 신뢰 속에 압도적 승리가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여론조사 기관 2곳이 각각 1천600명을 대상으로 '적합도'(800명)와 '경쟁력'(800명)을 절반씩 물어 조사한 결과를 합산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윤 후보는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하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한다"면서도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본인 선호했던 단독 회동을 통한 담판 방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선 최근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고려하면 안 후보의 욕심이 지나치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쉽게 판을 깨지는 못 하고 있다. 자칫 협상 불발의 책임을 떠 안을 경우 이재명 후보와의 경쟁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단일화 협상은 '지분 배분'이라는 실리와 양보하는 후보에 대한 예우, 즉 '명분'이 함께 충족돼야 하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시점도 극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이르면 투표용지 인쇄일인 이달 말, 늦으면 사전투표일(4일~5일) 직전까지 양측의 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야권의 단일대오 형성 움직임에 여당은 '올 것이 왔다'며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안 후보가 그동안 여러 차례 대선 완주 의지를 강조해 내심 다자경쟁 구도의 대선을 기대했는데 상황이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 발언'으로 여권이 결집하려는 시점에 '야권 단일화 이슈'가 터진 것에 대해 더욱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여당은 이날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 개시와 관련한 논평을 내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후보가 완주를 할 때보다는 승부가 어려워질테지만 그동안 이에 대한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한다"면서도 "여권이 결집할 수 있는 좋은 시기에 단일화 논의가 시작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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