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60일 동안 비와 눈이 기록되지 않았다. 115년만의 역대 가장 긴 겨울 가뭄이다. 기상 관측 전문가들은 시베리아 고기압 영향과 대구의 분지 특성을 가뭄 원인으로 분석했다.
15일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6일 비 0.1mm가 기록된 후 60일간 비와 눈이 강수량으로 집계되지 않았다. 60일은 대구에서 기상관측이 이뤄진 1907년 이래 가장 긴 무강수일수이다.
종전 기록은 2006년 12월 10일부터 2007년 2월 7일까지 60일이다. 기간은 같아도 기상청 통계 특성상 가장 최근 기록을 우선하고, 당분간은 최장 기록이 매일 경신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의 중기예보에 따르면 대구는 25일까지 강수 예보가 없다. 예보가 적중한다면 무강수일수는 71일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대구와 가까운 경남지역에 19일 비 소식이 있어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중기예보상으로는 최소한 25일까지 강수가 없다"며 "현재로선 당분간 비가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 13일 강수 가능성을 60%로 점쳐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이에 따라 이번 무강수일수의 기록은 58일로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저기압의 위치와 이동속도 변동으로 비가 내리지 않았고, 14일마저도 강수가 없어 최장기록을 새롭게 쓰게 됐다.
이 기간에 몇 차례 눈 날림과 빗방울은 있었다. 지난해 12월 19일 첫눈을 시작으로 1월 26일까지 여섯 번의 눈 날림과 한 번의 빗방울이 있었으나, 강수량으로 기록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기상관측 전문가들은 올해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북쪽 시베리아 고기압의 정체로 한반도 전체에 강수를 뿌리는 저기압의 영향이 적었다고 분석했다. 분지형 구조인 대구는 해안에서 응결된 구름조차 산에 막혀 강수가 더 적었다고 설명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학부 교수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뒤덮고 있어서 남쪽의 이동성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남측의 일본 열도에만 강수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베리아 고기압과 바닷물이 만나면 수증기를 머금은 600~700m 높이의 공기가 형성된다. 하지만 대구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더 높기 때문에 해안에서 형성된 구름이 지역으로까지 들어오지 못했고, 결국 강수 부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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