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부터 익숙하지 않은 언어의 연속이다. 보편적인 상식의 세계를 일탈한 초현실적인 언어들이 책을 가득 채운다.
'방금 육체를 마친 얼굴처럼'의 저자인 송진 시인은 한국 현대시사에서 전무후무한 스타일로 시를 쓴다. 그는 언어의 의미보다 언어 자체가 만들어내는 소리의 결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특히 그의 재치있는 펀(pun·언어유희)은 리듬감과 음악성을 극대화한다. '인애는 인내의 안내도 없이 순백의 뇌를 파먹었다' 등의 문장들이 그 예다. 그가 펼치는 말의 잔치는 새로운 언어의 발견과 발전을 생각하게 한다.
김참 시인은 그의 시를 두고 주술에 가까운 신들린 언어라고 한다. 시를 읽는 동안 몽롱해질 수도 있지만, 이해하려하지 말고 느껴야 한다고도 한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언어의 자유분방함 속에서 한 번도 맛보지 못한 황홀감을 만나게 될 책이다. 144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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