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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 7일 내 확진 시 귀가조치…군입대자 '오미크론 비상'

밖에선 자가격리 7일 후 해제, 군에선 귀가조치
취업·복학 맞물려 있는데 입대 시기 놓칠까 '살얼음판'
"오미크론 특성 고려 안한 조치" 불만 빗발쳐

지난해 3월 대구 북구 육군 제50사단에서 열린 현역병 입소식에서 입영 장병들이 코로나19 관련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지난해 3월 대구 북구 육군 제50사단에서 열린 현역병 입소식에서 입영 장병들이 코로나19 관련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매일신문DB

군 입대를 앞둔 입영 장정들에게 '오미크론 비상'이 걸렸다. 입소 후 일주일 안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귀가 조치가 이뤄져 복학이나 취업 계획이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처럼 치명률이 낮은 상황에서 군 당국의 대처가 과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지난 14일 공군 교육사령부 기본군사훈련단에 '병 835기'로 아들을 입소시킨 A씨는 코로나19 확진을 받을 경우 집으로 돌려보낸다는 소식에 최근까지 좌불안석이었다. 2차례에 걸쳐 PCR 검사를 받는 일주일 간의 '가입소' 기간이 지나 군인 신분으로 전환되면 확진을 받더라도 치료 후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있지만 입영 일주일 내 확진 시에는 귀가를 피할 수 없다.

공군은 지난달 10일 입소한 '병 834기' 입영자 2천여명 중 600여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835기 2천여명 중에서도 입영 첫날인 14일 실시한 검사에서 58명이, 지난 19일 실시한 검사에서 39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A씨는 "나라의 부름을 받고 간 건데 부모들 입장에서는 애가 탄다"며 "코로나에 걸려서 돌아오는 아이와 또 아이를 맞이하는 부모 입장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군 입대장병 부모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도 걱정과 불만을 표시하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아들이 공군병 835기 입영 후 '확진'으로 퇴소했다고 밝힌 B씨는 "다음 기수에도 재입대가 되지 않는다는데, 아들은 쫓겨났다 생각하고 속상해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부모는 "입영 장정들이 검사와 퇴소를 걱정하는 등 살얼음판을 걷는 스트레스에 노출된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지난 9일부터 기존 2주에서 1주로 완화된 확진자 및 접촉자 자가격리 기준 역시 논쟁을 키우고 있다. 한 입대장병 부모는 "오미크론 확진자 대부분 증상이 경미하다는데 귀가까지 시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재입영 대기 기간을 복무일수에 반영해주는 등 학업이나 취업에 불이익이 없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병무청 등 군 당국은 입영 7일 이내 신체검사에서 15일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입영자를 귀가시킬 수 있도록 한 병역법에 근거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감염 전파를 고려한 자가격리 기간과 무관하게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신체 상태로 완전히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병무청 관계자는 "입영 부대장이 재량권을 가진 부분이라 개별 부대에서 판단해 줘야 한다"며 "코로나19로 귀가조치된 인원은 최대한 빠른 입영 날짜를 재통보해준다"고 말했다.

공군 교육사령부 관계자는 "다른 장병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며 "귀가 기준은 입영부대보다는 공군 차원에서의 재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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