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 대통령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더불어민주당)·윤석열(국민의힘) 두 거대 정당 대선 후보가 초박빙 흐름을 이어가면서 전국 민심은 혼란에 휩싸인 분위기다.
매일신문을 비롯한 각 지역의 유력 종합일간지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가 대선 막바지 살펴본 팔도 민심은 일단 겉보기에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보수 지지 기반이 강한 영남과 강원에서 윤 후보의 우위가 나타나고, 호남에서는 이 후보가 우세를 점하면서 수도권과 충청·제주가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는 식이다.
하지만 밑바닥 표심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과거와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도 감지됐다. 각 정당의 지역 기반에서 '흔들림 현상'이 감지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렸던 호남과 대구경북 모두에서 "여전히 지역 기반은 건재하지만, 과거와 같은 몰표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간호사 송준석(33·전북 완주) 씨는 "전북에 살며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다. 대기업과 일자리, 문화시설이 아무 것도 없는 전북에 대기업 유치 등을 내세운 윤 후보를 선택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경북 안동의 한 시민도 "안동은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가 강한 지역이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오리무중이다. 안동이 고향인 이 후보가 육군사관학교 이전이라는 강한 공약을 내걸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은 전통적인 지지층이 결집, 미묘하게 흔들리는 분위기가 실제 표심까지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다.
목포의 한 60대 남성은 "목포 사람들은 한번 물면 절대 안 놔준다. 다른 곳도 아니고 목포가 어딘가. 국민의힘이 아무리 읍소해도 목포 분위기는 하나도 안 바뀐다"고 했다.
이도홍(80·경남 창원) 씨도 "반드시 정권교체가 돼야 한다. 윤 후보는 솔직하고 다 좋다. 주변에서 약점은 잘 보좌해줄 것"이라고 변함없는 지지를 강조했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터'로 주목받는 2030 청년세대에서는 양강 후보의 지지가 비등한 가운데 윤 후보가 약간의 우세를 점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 등 다른 후보로 눈길을 돌리기도 했다.
직장인 김준용(36·경남 창원) 씨는 "문재인 정부가 서민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 줄 알았는데 더 못 살게 됐다"며 "다음 정권에서 모두에게 공정한 나라를 기대하는데, 윤 후보가 제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송희(24·경남 창원) 씨는 "사회 기득권이 아니라 소수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며 심 후보 지지를 밝혔고, 서민호(30·경남 김해) 씨도 "안 후보가 가장 올곧은 후보라고 생각하고, 특히 우리 세대가 관심 많은 경제나 청년 취업 분야에 많은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윤석열 두 양강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높은 점을 방증하듯 "찍고 싶은 후보가 없다"는 여론도 전국적으로 상당한 것으로 보여 막바지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자영업자 김영수(47·강원 춘천) 씨는 "눈에 차는 후보가 있었으면 벌써 마음을 정하지 않았겠느냐. 공보물을 보니 10명 넘는 후보가 나왔던데, 찍고 싶은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더라"고 지적했다.
박용균(33·전북 전주) 씨도 "어느 후보도 찍고 싶지 않다. 민주당에게 표를 행사하자니 현 정권의 연장이 될 것 같고, 국민의힘은 경험이 없어서 차라리 투표를 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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