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대구미술협회(이하 미협) 회원들이 지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할 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미협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힘쓰겠습니다."
최근 미협 사무실에서 만난 김정기 신임 대구미술협회장은 '자신의 얼굴이 곧 미협 회원들의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회원들을 대표해 겸손함을 잃지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4년간 미협의 내실을 다지고 회원들의 권익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임을 힘주어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12일 미협 회장에 당선됐다. 2주 남짓이 흐른 기간. 그는 당선의 기쁨도 잠시, 책임감이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재정적 어려움, 회원의 고령화, 관련 미술단체의 개별적 활동 등 전반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인 미협의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고민이 깊었다는 것.
그는 무엇보다도 임기 중 과감하게 회원 정비를 단행하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미협은 그간의 방만 운영으로 인한 재정적 한계를 넘어야 한다. 미협은 회원이 2천500여 명으로 큰 규모지만, 회비 납부가 잘 되지 않는 등 어려움이 여전하다. 이번에 과감하게 회원을 정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협의 자체 법인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현재 한국미술협회 대구지회의 구조인데, 서울에 본부를 두고 속해있다는 것 자체가 지방자치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부산처럼 내년에 사단법인화를 추진하겠다. 이는 입회비를 줄일 수 있을뿐만 아니라 청년작가들이 유입되는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의 공약 중 일부는 ▷대구 8개 구·군 미술협회 활성화 ▷미협 홈페이지 활성화 ▷은행과 연계한 회원카드 발급 등 다소 기본적이지만, 그간 잘 운영되지 않았던 것들이다.
"회원 정비 후 연락처 등을 담은 수첩을 만들고, 은행과 연계한 카드를 만들겁니다. 미술관 프리패스 등 작가들의 자존감과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죠. 또한 현재 미협 홈페이지에는 회원들의 이름조차 없습니다. 미협 홈페이지가 회원 개개인의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플랫폼 역할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대구 8개 구·군 미협, 화랑협회 등 지역의 관련 미술단체들도 각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들과 연대해 대구 미술인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김 회장이 이번 임기동안 내건 미협의 캐치프레이즈는 '자랑스러운 대구미술협회'. 그는 "회원 개개인의 가슴 속에 대구미협 회원임을 자랑스러워하는 무언가를 심어주고 싶다"며 "미협에서 사회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작가들이 어려운 시기에 창작 활동하느라 힘들지만, 여건이 된다면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것도 결국 미협의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회원들에게 "최근 회장단 첫 상견례 때, 사명감을 갖고 회원들에게 무엇을 해줄지 먼저 생각하자고 신신당부했다. 새 회장단 선출을 계기로 회원들도 마음을 다잡고, 개개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생각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프리카 격언 중 '빨리 가려면 혼자 가지만,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이 있다. 또 히포크라테스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했다. 길고 먼 예술의 길을 걸으려면 회원들이 함께 가야한다. 회장단은 앞으로 4년간 봉사할 마음을 먹고 발을 내디뎠다. 회원들도 함께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검찰, '尹 부부 사저' 아크로비스타 압수수색…'건진법사' 의혹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