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일화 왜 늦었나…安 지지율 하락에 항복?

손가락 자른다던 安, 단일화 전격 합의한 배경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배경에는 야권 단일화를 바라는 정권교체 여론과 더불어 완주 시 실익이 희박하다는 현실적인 분석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안 후보가 3·9 대선을 불과 엿새 앞두고 단일화 및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것을 두고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안 후보는 단일화 제안을 철회한 직후인 지난 23일 울산 유세에서 윤 후보를 겨냥해 "상대방을 떨어트리기 위해 마음에 안 들고 무능한 후보를 뽑아서 그 사람이 당선되면 1년만 지나고 나면 '내가 그 사람 뽑은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그럴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었다. 이어 27일 전남 여수 유세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12척의 배'를 언급하며 완주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그랬던 안 후보가 투표용지 인쇄 시작일(2월 28일)이 지난 뒤 윤 후보에게 먼저 담판을 제안해 결국 손을 맞잡은 이유는 우세한 정권교체론의 보수 야권 단일화 압력을 끝내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단일화를 선언하며 대선 정국이 초박빙 양상으로 흘러간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입장에선 정권교체 실패 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가 상당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실적으로는 한때 15%에 육박하던 지지율이 최근 보수와 진보의 진영 총결집으로 인해 8% 안팎 한 자릿수로 주저앉은 것이 후보직 사퇴에 이르게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득표율이 10% 미만이면 선기비용을 전혀 보전 받지 못하게 되고, 향후 정치적 운신의 폭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탓에 완주 시 실익이 거의 없다고 자체 판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1년 서울시장 보선, 2012년 대선, 2021년 서울시장 보선에 이어 이번 네 번째 단일화로 인해 이른바 '철수 정치'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점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후보가 윤석열 정부 입각 가능성을 열어둔만큼 거듭된 단일화로 실추된 이미지를 정부에서 만회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