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간 야권 단일화 효과는 개표 결과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단일화 역풍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막판 추격을 허용하면서 향후 안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위태롭게 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직전 10%포인트(p) 차 완승을 자신하던 야권이 '초박빙' 신승에 그친 이유는 제3지대를 대표하는 안 대표와의 단일화 효과가 예상과 달리 거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 새벽 단일화 합의 직전 안 대표의 지지율은 6% 안팎이었는데, 이 표가 윤 후보의 득표율에 그대로 전달되지 않고, 오히려 이 후보에게 상당 부분 이동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단일화 과정에서 거듭 발생한 잡음을 주 원인으로 지목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방송에서 "단일화 과정이 아름답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협상 과정을 폭로했고, 안 후보는 다당제를 한다고 했으면서 소신을 접고 갔다"고 분석했다.
박영선 민주당 선대위 디지털혁신대전환위원장은 "수도권 같은 경우 현장에 가면 단일화 전까지는 유권자들이 표현을 별로 안했는데, 단일화 이후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역풍이 있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특히 국민의당 창당 당시 정치적 기반이었던 호남에서 야권 단일화에 대한 역풍이 거셌던 것으로 보인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방송에서 "단일화 역풍이 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3월 3일 (단일화) 이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후보가) 호남에서 최대 20% 중후반까지 나왔다"며 "그런데 지금 호남에서 반토막이 났다. 안 대표와 단일화 문제에 대해 호남 지역민들이 분노하면서 이 후보를 지켜야 한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사상 첫 30%대 득표를 목표로 잡고 복합 쇼핑몰 유치 공약 등 호남 표심 구애에 진력했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로 인한 역풍에 직면하며 선거운동 기간 호남에 쏟은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는 평가다.
안 대표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 대표는 지난 3일 새벽 단일화에 극적 합의한 이후 8일까지 무려 6차례 윤 후보와 공동 유세를 벌였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이후엔 한 차례도 유세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단일화 효과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향후 합당 과정 등에서 지분 배분을 두고 국민의힘과 마찰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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