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인사로 기록될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인수위원장) 인선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향후 이어질 윤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권부 핵심에서 이뤄지고 있는 논공행상의 분위기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의 최종 결심을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인수위원장직을 수행한 후 국무총리로 자리를 옮길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라 인수위와 새로운 윤석열 정부의 자연스러운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카드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윤 당선인이 인수위의 상징적인 효과에 힘을 싣는다면 안 대표, 짜임새 있고 실용적인 인수위 운용을 원한다면 김 전 비대위원장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새 정부가 처음으로 맞닥뜨릴 가장 큰 시험대는 대야관계"라며 "172석을 보유한 거대 야당이 적어도 배척하지는 않는 사람이 새 정부 출발을 이끄는 것이 적절하치 않겠느냐"고 말했다. 앞으로 인사에서도 야당을 고려한 선택을 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본격적인 정치를 '민주당'에서 시작했고 김 전 비대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다만 현재 여권에선 반목을 거듭하다 당을 박차고 나간 안 대표보다는 김 전 실장에 대해 더 우호적인 분위기다.
아울러 정치권에선 실용적인 조직 운용을 중시하는 윤 당선인의 업무스타일을 고려하면 김 전 비대위원장 발탁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대선기간 중 윤 당선인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된 '정치 아마추어' 딱지를 떼기 위해선 정권의 핵심에서 정책영역을 총괄했던 인사가 인수위를 이끄는 것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윤 당선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훈수다.
당 관계자는 "인수위가 실질적으로 일을 하면서 윤 당선인의 취임을 준비하려면 김 전 비대위원장이 키를 잡아야 하고, 국민통합 퍼포먼스 등 이벤트 중심의 인수위 운영에는 안 대표가 적임"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내에선 안 대표가 윤 당선인과 '대선 후 곧바로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작업 개시'에 합의한 점을 고려하면 안 대표는 합당과 정치적 역할에 집중하고 김 전 비대위원장이 인수위 일을 확실하게 틀어쥐고 '5년 농사'를 준비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근혜 정부 인수위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국민의힘 당직자는 "밀려드는 현안에서 벗어나 차분하게 5년 임기를 조망하며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별할 수 있는 시간은 인수위 때 뿐"이라며 "청와대에서 일 좀 한다는 직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인수위 때 뭐 했냐'는 표현인데 인수위를 짜임새 있게 운영해야 임기 중 수확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권창출 기여에 대한 보상의 측면에서도 김 전 위원장 카드가 훨씬 더 현실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선 박빙의 승부에서 신승을 거둔 윤 당선인이 신세를 갚아야 할 상대는 안 대표가 아니라 텃밭인 대구경북이고 그 출발점이 김 전 비대위원장 발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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