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 詩·그림을 만나다] 김윤경의 노란 말·제이크 레빈의 파워 오브 도그마

'칼 지닌 개' 누구일까
어린 아이와 여성 괴롭히는 인물 표면적 惡은 누가봐도 필이지만
필 죽이려 오랫동안 칼 가는 피터…여린 속내에 폭력·살인으로 가득 차

◆그림-김윤경

화가 김윤경
화가 김윤경
노란 말(The Yellow Horse)/ Oil, masking tape on canvas/ 130×97㎝/ 2022
노란 말(The Yellow Horse)/ Oil, masking tape on canvas/ 130×97㎝/ 2022

◆시-제이크 레빈

시인 제이크 레빈
시인 제이크 레빈

파워 오브 도그마

나는 셔츠를 입지 않고 춤을 췄던 적이 많아

클럽에서, 사막에서, 마음의 어둠 속에도

말을 타는

땀으로 만든 카우보이들이

내 가슴의 털 숲을 두근두근 지나갔다

하지만 유대인 조상들의 달콤한 풀을 뜯어먹으며

내 배꼽에 사는 버팔로는 결코 멸종되지 않았다

땀으로 만들어진 카우보이들은 원주민을 쏘지 않았고

누구도 과부로 만들지 않았고

과부를 울린 적이 없다

내 성스러운 가슴 털을 잡고

황소처럼 타고 싶어 하는 사람을 만나면

야호

커스터드 대령처럼 죽을 수도 있으나

흑흑

머스터드처럼 끈적끈적하게 될 수도 있어

클럽에서, 집에서, 내 마음 끝에도

피어나는 모란꽃을 잡아당겨

내 몸 위에 입김으로 흩뿌릴 수 있지만

혀 없이 태어난 우울한 앵무새처럼

욕망을 새장에 가두면

내 가슴 털 숲에 버팔로는

하나둘씩 햄버거가 될 수 있고

세상의 베개는 모두 과부가 된 여인들의 눈물로 젖게 된다

나는 털 없는 샘슨처럼 약해졌다

오늘 수요일이야 면도를 하고 넥타이를 매고

뭔가 유용한 일을 하는 척한다

사실은 나의 직장(職場)은

부자의 직장(直腸)이야

구입할 수 없는 들판이야

소처럼 인간을 기른 들판이야

밧줄로 손을 묶고

인간으로 만드는 모든 것을 억압하는 법을 가르쳐

해로운 인간의 법

컴퓨터로 노는 로봇의 법

트위터 전사의 법

4차산업 혁명적인 법

등등 알려줄 수 있지만

사랑을 나누는 법을 가르치면 안 된다

내 직장의

좀비들 사이에서 좀비가 된 것 같은데

내 셔츠 안에

내 가슴 털 숲속에

아무도 감시되지 않는 산이 두 개 있어

저 산들을 뒤져보면

야생자연과 자유를 찾는 카우보이들이 있다

굽이굽이

처음 보는 여인 같은 웃음으로

죽음도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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