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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 차례상보다 비싸다"… 20만원짜리 색동저고리 입는 '개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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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설 선물도 '펫심' 저격… 멍푸치노·전복 삼계탕 등 럭셔리 보양식 불티
"사람 옷보다 비싸네" 혀 내두르는 기성세대

설 명절을 앞두고 이마트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몰리스가 선보인 반려견 한복과 최근 유행 중인 디저트인 두바이쫀득쿠키를 반려견용으로 재해석한
설 명절을 앞두고 이마트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몰리스가 선보인 반려견 한복과 최근 유행 중인 디저트인 두바이쫀득쿠키를 반려견용으로 재해석한 '멍쫀쿠'. 이마트 제공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모(32) 씨는 이번 설 연휴, 반려견 '콩이'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백화점 펫 편집숍에서 구매한 18만 원짜리 맞춤 한복과 5만 원 상당의 수제 간식 세트다. 정 씨는 "부모님 용돈은 따로 챙겨드리지만, 나에게는 강아지가 자식이나 다름없어 명절 기분을 내주고 싶었다"며 "사람 한복 대여료보다 비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1년에 한 번뿐인 설날이니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2026년 설, 유통가의 풍경이 바뀌었다. 불경기로 인해 사람용 선물세트는 3~5만 원대 '가성비' 상품이 주를 이루는 반면, 반려동물용 상품은 '프리미엄'이 대세로 떠올랐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설 선물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반려동물 관련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급증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가격이다. 한우나 굴비 세트 못지않은 가격을 자랑하는 '펫 럭셔리' 상품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과거에는 개껌이나 육포 정도가 전부였던 간식도 '보양식' 수준으로 진화했다. 사람이 먹어도 되는 휴먼그레이드 등급의 식재료를 사용한 '강아지용 전복 삼계탕', '오리 안심 스테이크', 심지어 '멍푸치노(강아지용 카푸치노)'와 '멍와인'까지 등장했다.

한 펫 용품 매장 관계자는 "설 연휴를 앞두고 10만 원이 훌쩍 넘는 강아지용 패딩과 한복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자녀가 없는 딩크족이나 1인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을 위해 지갑을 여는 것에 주저함이 없는 고객들이 큰손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기성세대 사이에서는 "조상님 모시는 차례상은 간소화하면서 개한테는 상전 대우를 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달서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만난 60대 주부는 "손주들 줄 세뱃돈도 부담스러워 만 원짜리로 바꾸는 판국에, 강아지 옷 한 벌이 20만 원이라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펫팸족의 증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KB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만 명에 육박한다. 국민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셈이다. 명절 귀성길 풍경도 달라졌다.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리조트나 펜션은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됐고,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조성된 반려동물 놀이터는 연휴 내내 북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기조가 계속되는 한 '펫 이코노미'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족의 형태가 혈연 중심에서 반려 동물까지 포함하는 정서적 유대 관계로 확장되고 있다"며 "명절 소비 트렌드 역시 '가족'의 정의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지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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