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SK실트론 1조500억원, 통 큰 구미 투자

구미 반도체 웨이퍼 공장 증설, 올 상반기 착공 2024년 양산
일자리 창출 1천명 이상 기대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SK실트론 전경. SK실트론 제공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SK실트론 전경. SK실트론 제공
장용호(왼쪽) SK실트론㈜ 대표이사 사장과 장세용 구미시장이 최근 투자 협의를 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장용호(왼쪽) SK실트론㈜ 대표이사 사장과 장세용 구미시장이 최근 투자 협의를 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SK실트론㈜이 글로벌 웨이퍼 시장의 선두주자 도약을 위해 경북 구미에 1조원대를 투자해 반도체 웨이퍼 공장 증설에 나선다.

대기업 사업 재편으로 구미국가산업단지 사업장 철수가 잇따르면서 지역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대규모 투자 소식이 들려오자 구미시민들은 크게 반기고 있다.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기업 SK실트론은 구미 3산단 구미사업장 인근에 3년간 1조495억원을 투자해 300㎜ 반도체 웨이퍼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공장 증설 부지는 4만2천716㎡ 규모다. 올 상반기 기초공사를 시작해 2024년 상반기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용창출만 1천명 이상이어서 지역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가 기대된다.

이번 투자 결정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웨이퍼 수요 급증과 고객사의 지속적인 공급 요청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반도체 제조사들은 전기자동차 및 5G 시장의 성장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공격적으로 설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웨이퍼 산업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중이다.

웨이퍼는 반도체 기판의 핵심 소재다. 반도체 생산을 대규모로 확대할 경우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현재 웨이퍼 시장은 전세계 주요 제조사 5곳이 전체 시장의 94% 이상을 차지하며, 그 중 국내 기업은 SK실트론이 유일하다.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은 "이번 증설 투자는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민첩한 대응을 위한 도전적 투자"라며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한 기술혁신으로 고품질 웨이퍼 제조 역량을 갖춰 글로벌 업계 리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구미는 대기업들의 사업 재편으로 삼성·LG·한화 등 계열사 사업장이 잇따라 폐쇄되거나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일자리 감소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11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직물 사업 중단 결정으로 삼성물산 구미사업장이 오는 11월 폐쇄되며, 지난달 23일엔 LG전자가 태양광 패널 사업을 접으면서 인력 500여 명이 근무 중인 LG전자 구미사업장이 일자리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한화 구미사업장의 충북 보은 이전, 2020년 LG전자 TV라인 해외 이전, 2019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수원 이전 등 대기업 구미사업장의 철수 또는 생산비중 감소가 연례행사가 된 상황이다.

때문에 구미지역은 SK실트론의 대규모 투자에 반색하고 있다.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은 "구미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SK가 오랫만에 구미 대규모 투자를 결정해줘 정말 고맙고 적극 환영한다. 구미 상공인들의 뜻을 모아 'SK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구미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지원하겠다. 구미 투자를 결정해 준 SK실트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 구자근·김영식 국회의원은 "수차례 논의 끝에 SK실트론이 통큰 결정을 내려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최근 SK실트론 임원 면담을 통해 지역인재 채용, 사업장 일대 주택의 직원 숙소 활용 등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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