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10일 오전 취임식을 마친 윤석열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북악산 자락 청와대가 아니라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새롭게 마련된 집무실로 첫 출근을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집무실을 옮겨 '용산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해방 이후 70년 넘게 최고실권자와 그 참모들의 활동공간이자 현대정치사의 주무대였던 청와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정치권에선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 초 '민심에서 멀어지지 않겠다'며 하나같이 청와대 이전을 추진해 왔지만 이루지 못 한 일을 윤 당선인이 해 낸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전에 따른 공과 과를 모두 감당해야 하는 쉽지 않은 숙제도 안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사무실이 마련된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서 인수위 출범 후 첫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방안'을 직접 발표했다.
윤 당선인은 "국민들께 불편을 드리는 측면, 또 청와대를 온전히 국민께 개방하여 돌려드리는 측면을 고려하면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결정을 신속히 내리고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며 "어려운 일이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린 결단이다.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제대로 일하기 위한 각오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저의 의지를 헤아려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가느다란 지시봉으로 조감도 속 건물을 하나씩 짚으며 약 5분 동안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관한 대국민 프레젠테이션(PT)을 했다.

구체적으로 청와대 집무실 기능을 국방부로 옮긴 후 순차적으로 국방부는 합동참모본부, 합동참모본부는 수도방위사령부 자리로 옮기는 방식이다. 윤 당선인은 취임 후 집무실에서 차로 3~5분 거리인 용산구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관저로 사용하며 출퇴근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약했던 광화문으로의 이전은 경호 조치에 따른 광화문 인근 시민들의 불편이 매우 심각하다는 이유로 폐기했다. 기존 청와대 내 본관과 영빈관을 비롯해 최고의 정원이라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 등은 공원으로 탈바꿈해 오는 5월 10일 일반에 개방된다.
특히 윤 당선인은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대통령실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은 물론 국민과의 소통도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새롭게 만들어질 대통령실의 좋은 명칭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국민공모에 나서면서 "용산 청사 1층에 기자실을 만들어 국민들과 최대한 소통할 것"이라며 "대통령실 근무 직원을 줄이고 민관합동위원회에서 민관의 역동적인 전문가들의 아이디어가 국가 핵심 어젠다에 반영되는 방안도 구체화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졸속 발표"라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일방통행식 청와대 이전, 무엇이 그리 급한지 납득할 수 없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고,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지금 대통령 당선인이 가야 할 곳은 집무실 이전 부지가 아니라 감기약 재고가 바닥난 코로나 약국 현장"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전 비용과 관련해선 윤 당선인은 집무실 이전 관련 예비비 496억원을 현 정부에 신청할 뜻을 밝힌 반면 민주당 간접비용까지 포함해 1조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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