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 10명 중 1명은 고립감과 심한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하 청소년연구원)은 지난해 만 18~34세까지 전국 청년 2천41명을 대상으로 '청년의 사회적 고립 실태 및 지원 방안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을 외부적 고립과 내부적 고립으로 나누고 외부적 고립을 '외부 연결망과 지지 체계의 결핍 상황', 내부적 고립을 '외로움과 고립감'으로 정의했다.
'고립청년'은 '사회적 연결망 및 관계가 거의 단절돼 있거나 스스로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19~34세의 사람'으로 정의했다. 그동안 니트(NEET) 청년, 은둔형 외톨이 등으로 연구돼 왔던 사회로부터 고립된 청년을 종합해 다뤘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특징이다.
21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1명은 자신이 사회로부터 고립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13.4%의 청년이 '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돼 있다고 느낀다'고 대답했고, 16.6%의 청년이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은둔 생활을 하는 청년 비율도 갈수록 늘고 있다. 평소 외출하지 않지 않고 집에 주로 머무는 청년의 비율은 2019년 3.2%→2020년 4.7%→2021년 5.1%로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청년의 사회적 고립은 아동청소년기부터 학교폭력, 가정폭력, 학업중단 등으로 인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나거나, 청년기 취업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상을 보였다.
고립청년은 다른 청년에 비해 우울과 자살 생각 등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고민을 나눌 사람이 없는 상태가 대부분이었다.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해 어려움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고립은 그 자체로 청년의 삶의 질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청년 개인과 가족 모두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정부가 아동청소년기와 청년기의 고립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책을 펼쳐야 하며, 영국 사례처럼 고립과 외로움을 관할하는 부처를 설정하는 등 새로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중앙정부의 정책 중 사회적 고립을 직접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루는 정책은 없고, 일부 지자체와 민간 영역에서만 사회적 고립 청년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아동, 청소년, 청년 등을 담당하는 부처도 달라 사회적 안전망이 파편화됐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유민상 청소년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립청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으나 가장 심각하고 장기화된 고립상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적 고립은 하나의 과정이자 상태이므로 문제가 악화된 맨 마지막에 개입하는 것은 사후적 대처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 인터뷰를 통해 학교폭력이나 가정폭력을 당한 청소년이 성장해 은둔형 외톨이가 되고,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청년이 니트 청년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다 서서히 고립되는 모습을 발견했다"며 "고립 청년 문제는 상태가 악화된 장기 은둔 상태뿐만 아니라 고립이 시작되는 초기 과정에도 전문적으로 개입해 사회와 단절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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