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5%' 페널티 떠안은 홍준표…경선 대신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이중 페널티' 직격탄에 "저격 아니냐" 지지층 반발도
인지도 압도적이지만 -25% 페널티 안고 힘겨운 경선
"상처투성이 경선보다 무소속 본선 택할 수도" 관측도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동대구역을 찾아 유세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동대구역을 찾아 유세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시장 출마를 사실상 확정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구을)이 당 내 공천 심사에서 '-25%'라는 거대한 감점을 떠안게 되자 맹렬히 반발하고 나섰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불리한 출발을 하게 된 홍 의원이 지난 2020년 총선에 이어 두 번째로 '탈당 후 출마'까지 감행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최근 5년 간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이력이 있는 경우'와 '현역 의원인 경우' 각각 15%·10%씩을 감점하기로 한 6·1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 방침을 21일 확정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선거를 앞두고 탈당한 분들의) 문제가 많았고, 그 부분을 오늘 처음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의원이 '이중 페널티' 직격탄을 맞았다. 홍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탈당해 대구 수성구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2021년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즉 현직 의원(-10%)인데다 최근 무소속 출마 이력(-15%)까지 있어 도합 25%의 손해를 보고 당 내 경쟁에 임하게 된 셈이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열린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도건우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열린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도건우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뜩이나 국민의힘 소속의 대구시장 후보군으로 홍 의원 외에도 쟁쟁한 인사들이 다수 거론된다는 점에서 25%의 감점은 치명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권영진 시장이 3선에 도전하고,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출마를 공식화했다. 강경 보수 지지층 선호도가 높은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은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표밭을 갈고 있으며 검찰 출신 정상환 변호사도 조만간 출마할 예정이다.

물론 대선 후보까지 했던 만큼 이들과 비교해 홍 의원의 인지도는 압도적이다. 그러나 다른 후보군은 모두 1%의 페널티도 없이 경선에 임한다는 점이 큰 차이다. 25%의 페널티를 떠안고서 쉽게 상대할 수 있을 만큼의 격차는 아니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평가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홍 의원이 공천 방침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홍 의원은 21일 성명을 내고 "감점 규정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달라"며 당의 방침에 정면으로 반발했다.

홍 의원은 ▷공천 규정 신설을 주도한 김재원 최고위원이 대구시장 경쟁자이고 ▷무소속 출마 경력을 총선까지 확대하는 것은 이중처벌이며 ▷현역 의원 출마자 페널티도 우세 지역에는 적용할 이유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통상 공천 때 1위와 2위 격차가 10% 정도 벌어지면 단독 추천을 하는데, 이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또 현직 단체장 교체지수가 2배 이상 나오면 반드시 교체하고 컷오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체지수가 높은 권 시장을 컷오프하고, 2위와의 격차가 큰 자신을 단독 추천해야한다는 아전인수적 의중을 드러낸 대목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홍 의원이 무소속 출마까지 검토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소속 한 인사는 "홍 의원이라면 심한 페널티를 안고 상처투성이 경선을 치르기보다 무소속으로 나오는 편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무소속 출마는 일종의 해당행위이지만, 이미 한 차례 해봤기에 또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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