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괴물급 ICBM 1발 동해상 발사…文 "레드라인 넘은 것"

모라토리엄 4년 만에 파기…최고 고도 6200km 거리 1080km
합참 "북 장거리 탄도미사일, ICBM급 추정"…'화성-17형'인 듯
尹 인수위 "안보 위협 엄정 규탄"

2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 TV 화면에 북한이 이날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ICBM 최대 성능으로 발사한 건 2017년 11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2시 34분쯤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쐈다. 합참 관계자는 "(최고) 고도는 약 6천200㎞ 이상, 거리는 약 1천80㎞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고각 발사로 쏜 이 미사일은 신형 ICBM '화성-17형'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날 미사일이 최고 고도 6천㎞로 1천100㎞를 날아가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 도시마반도 서쪽 150㎞ 동해상에 떨어졌다고 발표했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에도 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지난 16일에도 동일한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쏘아 올렸지만, 초기 공중 폭발해 발사에 실패했다. 세 차례 모두 궤적이 ICBM보다 짧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궤적으로 발사했지만, 이번엔 ICBM 최대 성능 발사다.

이로써 2018년 4월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실험장 폐기와 함께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는 모라토리엄(유예) 선언도 4년 만에 깨졌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엄)를 스스로 파기한 것"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이번 발사가 한반도와 지역, 그리고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한 것은 물론,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취임 100일 회견에서 "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을 '레드라인'으로 규정한 바 있어, 이번 발사를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여기는 우려를 메시지에 담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의 길로 조속히 복귀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이번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정권 이양기에 발생한 만큼 '대통령 당선인 측과도 긴밀히 협력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 위반함으로써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며 강력 규탄하고, "문재인 정부는 정치·외교·군사적으로 단호한 대책을 강구해 국민의 안전을 지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수위는 이어 "한미 간 철저한 공조를 토대로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안보리에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북한 도발에 대한 엄중한 규탄과 함께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인수위가 이번 발사를 '도발'로 규정한 것은 그간 도발 규정을 주저했던 문재인 정부와 다른 기조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