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적이면서 부드러운 자연의 원초적 에너지, 정열적인 몸짓에서 비롯된 희망과 낭만의 에너지. 서로 다른 듯 비슷한 에너지를 담아낸 작품들이 29일(화)부터 4월 3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 전시되고 있다.
◆흙과 불, 창조의 에너지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는 도예가 태성룡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태성룡 작가에게 '에너지'는 기존의 물리학적 관점의 한정된 의미를 넘어 그의 예술정신을 대표하는 요소다. 이번 전시에서는 흙과 불이라는 근원적 질료가 그의 창조적 에너지와 결합한, 독창적이고 새로운 도자예술을 만나볼 수 있다.
태 작가는 전통 도자문화의 우수성을 작품으로 알리고자 일관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1천300℃의 장작 통가마에서만 가능한 독특한 번조(굽기) 방식으로 제작해, 거칠고 강한 돌 형태에서 돌기 모양의 꽃이 피어나는 형상으로 자연의 신비함을 드러낸다. 불티와 재가 날아가 기물 표면에 붙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움을 최우선으로 추구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고온의 가마 환경도 도자의 형태와 질감, 색감 등을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번조 방식과 기물의 크기, 위치 등으로 인해 항상 예측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 이번 전시에서도 불확실성이 주는 불안과 기대감을 함께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생명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도벽(陶甓)과 공간의 에너지를 지배하는 오브제, 쓰임이 용이한 식기에서부터 수반, 접시, 병 등 약 60여점을 선보인다.
태 작가는 "작업은 흙과 손길, 불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인고의 시간 속에서 기다림을 배우고, 또 장작불을 태우며 마음을 비웠다가 다시 채우는 반복된 과정"이라며 "독특한 조형과 즉흥적이고 다양한 요변(가마 안에서의 변화)의 결과물은 도예를 사랑하는 감상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해 줄 것"이라고 전했다.
◆탱고의 정열을 캔버스에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는 '춤추는 화가' 한정원 작가의 서양화전이 마련된다. 탱고의 매력에 사로잡힌 한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다.
탱고는 19세기 말~20세기 초 라틴아메리카로 넘어온 이민자들의 향수와 고독, 상실감을 달래주던 음악이다. 경쾌한 리듬에 실린 가사는 주로 이별의 애틋한 감정을 자아낸다. 이를 바탕으로 한 탱고 춤은 정열적인 댄스의 대명사로 불리며 세계에서 인기 있는 춤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한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면, 춤추는 연인들의 뒷 배경으로 골목길이 자리하고 있다. 오랜 세월을 지켜온 정든 마을의 풍경들이 재개발로 사라지는 시대, 그리움과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교차하는 심정을 캔버스에 담았다.
또 하나의 특징은 달팽이다. 한 작가는 작품에 달팽이를 그리곤 한다. 우리가 여러가지로 인내하고 있는 힘든 시간에 대한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함축적으로 표현해, 느림의 미학을 나타냈다.
한 작가는 "나는 춤을 추면서 춤을 그린다. 모두가 춤추는 세상이었으면 하는 희망과, 그리운 것들을 놓치고싶지 않은 아쉬움을 정열적인 춤과 그림으로 표현한다"며 "음악과 춤으로 고난을 승화시킨 삶의 저력, 그 희망의 에너지에 공감하고 애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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