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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안철수 국무총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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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직 관련 이야기가 분분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충분히 자질을 갖춘 분, 윤석열 당선인이 만족스러워하는 만큼 총리 후보군에서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일부에서는 '안 위원장 배제설'을 거론한다. 배제하는 측은 안 위원장의 대선 기여도나 정치적 위상이 김대중 대통령 시절의 김종필 총리에 못 미친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안 위원장의 대선 기여도'를 '총리직'과 연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중국 한(漢)나라 초대 황제 유방(劉邦)이 4년에 걸친 항우와 쟁패전에서 승리하고 천하 통일을 달성하는 데 큰 공(功)을 세운 인물들이 있다. 한신, 장량, 소하 같은 쟁쟁한 인재들을 비롯해 개 잡던 백정 번쾌, 장례식장에서 나발 불던 주발, 관청의 마부 하후영, 옥지기였던 조삼, 사졸이었던 주창, 유방의 고향 친구로 건달인 노관, 도둑 출신 팽월 등.

이들은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웠지만, 천하 통일 뒤에는 엉망이었다. 전장에서 같이 말 달리던 사이라 군신 간의 예절을 몰랐고, '저놈이 왜 나보다 벼슬이 높으냐'며 술에 취해 싸우고, 심지어 칼로 궁궐 기둥을 찍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유방이 크게 쓴 사람이 숙손통(叔孫通)이다. 숙손통은 한나라 개국 공으로 따지자면 한신, 장량, 소하는 물론이고 번쾌나 주창, 하후영에 비할 수준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쟁패전이 끝난 후 조정을 세우는 일, 궁정 예절과 의례 제도를 만드는 일을 모두 숙손통이 맡았다. 이후 유방은 숙손통에게 큰 상과 함께 그가 데리고 온 유생들에게도 관직을 내렸다. 모르기는 해도 이를 고깝게 여긴 공신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유방은 그렇게 했고, 한나라는 제국으로 뿌리내릴 수 있었다.

윤 당선인 측의 최종 목표가 대선 승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니 대선전의 공을 따져 자리를 나눠서는 안 된다. 대선 승리는 끝이 아니라 출발이다. 한나라의 숙손통처럼 대선전에서 공보다 윤 정부 출범 이후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가 갖는 통합과 신뢰, 권력 분점, 전문가 이미지는 172석 거대 야당의 '인해전술'을 돌파하는 강력한 힘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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