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 출마·송영길 서울시장 차출론 '모락모락'

이재명 역할론 바탕 지방선거 정면 승부…당 일각 거부감 변수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하기 위해 함께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합당 수순을 밟고 있는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 출마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김 대표를 경기도지사 후보로 내세우고, 송 전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차출해 대선 패배를 딛고,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전 대선 후보의 역할론과 맞물려 현실화될 지 여부가 주목된다.

김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하며 합당 등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김 대표의 서울시장 또는 경기지사 출마가 대화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고은영 새로운물결 대변인은 "그런 얘기가 있었지만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며 "저희가 이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하겠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김 대표를 만나기 앞서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지방선거에) 사즉생의 각오로 당의 모든 인적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민주당의 모든 지도자는 국민과 당의 요청에 응답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 지방선거에 이길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하겠다"고 언급, 여러 해석을 낳았다.

김 대표와 윤 비대위원장 회동 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책임 있는 역할은) 원론적인 얘기"라면서도 "김 대표께서도 우리 당의 일원이 되셨기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디로 출마하시든 중요한 역할을 하실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민주당의 열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송 전 대표 차출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재명 전 후보의 지방선거 등판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전황이 불리한 서울시장 선거에 송 전 대표를 투입해 정면 승부를 걸자는 논리다. 여기에는 송 전 대표 본인이 공개 행보에 나서면서 주목도가 올라간 측면이 있다. 그는 이날 조계종 종정 추대 법회 뒤 차출론과 관련,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이 성실하게 응답해야 한다"고 밝혀 당 쪽으로 공을 넘기는 모습이었다.

또 이 전 후보와 송 전 대표가 최근 부쩍 공감의 폭을 넓혀가면서 이 후보 역할론을 토대로 차출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에는 두 사람 간 통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경우 김 대표는 경기지사 쪽으로 교통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송영길 차출론에 대한 당내 일각의 부정적인 의견은 걸림돌이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다 연고가 인천인 상황에서 서울시민 눈높이나 정서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