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대기업이 납품대금에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1일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28~31일 중소기업 304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75.2%는 2020년 이후 원자잿값이 급등해 경영 여건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그러나 원자잿값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모두 반영 받았다는 업체는 전체의 4.6%에 그쳤고,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아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응답률도 49.2%에 달했다.
이에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창호커튼월협회 등 18개 중소기업 단체는 이날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중소기업 납품단가 제값 받기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납품가에 원자잿값 상승분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병조 창호커튼월협회장은 "건설사와의 계약기간은 1~3년인데, 최근 창호·커튼월 프레임의 주 소재인 알루미늄 가격이 2배나 올라 엄청난 손실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중소 레미콘 업계는 원자잿값 폭등과 건설사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며 "시멘트 대기업은 유연탄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19% 올려달라고 요구하며 공급중단 압력을 행사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한성 한국파스너공합협동조합 이사장은 "원자재를 공급하는 기업이 가격 인상 계획을 미리 알려 중소기업이 납품단가에 반영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요청했다.
강성진 청송건설 대표는 "건설자재비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않으면 폐업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번 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은 앞으로도 원자잿값 상승분이 납품 대금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생산량 감축(41.9%) ▷일자리 축소(32.9%) ▷공장 폐쇄(9.6%) 등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결의 출발점은 납품단가 현실화"라며 "새 정부에서 반드시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고 대통령 직속 상생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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