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염과 홍수는 더 자주 나타난다…포스텍 등 연구팀, '복합 극한현상' 최초로 규명

지구온난화→온실가스 증가→폭염·호우 증가

포스텍 민승기 교수
포스텍 민승기 교수

"다가올 여름, 더위와 비 전망은 어떨까?"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여름은 기상 관측상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더위가 극성을 부렸다. 여기에다 장마까지 더해지면서 여름나기는 더욱 힘겨워졌다.

특히 2020년 6월 때이른 폭염이 시작되자, 가장 먼저 농가에서는 농산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리에 들어갔지만, 7월부터 2달간 이어진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로 인해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 기간 각 지자체에서는 홍수와 산사태에 시달리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국내 연구팀이 기상이변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온실가스 증가가 미치는 기상이변 가능성을 최초로 분석했다. 폭염과 호우가 연달아 나타나는 '복합 극한현상'에 미치는 온실가스의 영향을 동시에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텍(포항공대)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석사과정 조서영 씨, 박사과정 성민규 씨, 김연희 연구교수 연구팀은 서울대, 국립기상과학원, 영국기상청과 공동으로 이 같은 연구를 수행해 미국기상학회보에 발표했다.

지구 온난화로 폭염과 호우가 각각 얼마나 증가할 것인지 개별적으로 분석한 기존 연구를 보완하고 보다 정확한 기후 예측의 데이터로 쓰일 전망이다.

우선 연구팀은 폭염 후 긴 장마를 동반한 집중호우 사례가 많았던 2020년을 주목했다. 폭염과 호우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극한현상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최신 CMIP6 다중 기후모델 자료와 영국기상청의 대량 앙상블 시뮬레이션 자료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한반도에서 6월 폭염과 7, 8월 호우가 연속해서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온실가스 증가와 결부시켜 확률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온실가스 증가를 포함한 모델실험에서만 2020년 여름과 같은 연속된 폭염·호우 사례가 나타났다. 이는 환경오염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없었다면 2020년과 같은 기록적인 여름철 기상이변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복합 극한현상의 증가는 앞으로 지구 온난화의 정도에 따라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파악됐다.

민승기 교수는 "지금까지 보건, 수자원, 농업, 에너지 등 분야별 기후변화의 대응책은 폭염 혹은 폭우 같은 개별 극한현상을 기준으로 마련돼 왔다. 하지만 앞으로 기후변화가 복합재난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분야별 영향을 추가적으로 평가하고 연관 대응책을 종합적으로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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