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 "기준금리 선제적으로 올려 물가 불안 잡겠다"

19일 국회인사청문회 참석, 현 정권 마지막 알박기 인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부담 있었다'고 소회 밝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중앙은행의 통화긴축과 행정부의 재정지원 정책이 반드시 엇박자만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한국은행이 물가 불안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 통화량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코로나19 손실보상 시행과 각종 대출규제 완화 등 시중에 돈을 푸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나서자 경제계에선 정책효과가 반감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자는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한은이 금리를 높일 때 정부가 재정확장 정책을 펴면 정책 엇박자가 아니냐고 지적하는데 이는 재정의 양에 따라 다르다"며 "(예를 들면) 생애 첫 주택 구입 지원 등 미시적 정책이 양이 커져서 물가에 영향을 준다면 당연히 기획재정부와 상의하고 미세하게 조정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 당선인이) 50조원 손실보상을 하고 인수위 발표에 따르면 대출 규제도 완화하고 감세도 하겠다고 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물가를 잡겠다고 한다"며 "한은 총재로서는 이런 엇박자로 정부와의 조율이 굉장히 고민스러울 것 같다"고 한 질문에 대한 답변과정에서 나왔다.

아울러 이 후보자는 향후 1~2년 동안은 금리를 올려 물가 불안을 선제적으로 잡아나가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물가 상승 국면이 적어도 1~2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인기는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금리 시그널을 줘서 물가 상승 기대 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 금리 상승 시그널을 미리 주지 않으면 기대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대 심리)이 올라서 인플레이션도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물가 불안의 원인에 대해서는 "공급 측 문제가 크게 작용했고 수요 측에서는 재정지출이 많이 늘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소비가 갑자기 늘면서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한은 총재직 수락이 부적절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해 이 정권의 '마지막 알박기 인사'라는 지적이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사전협의 없이 이 후보자를 지명한 것을 비판했다.

서 의원은 "한은 총재 임기가 4년인데 새로 취임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인사권을 맡기는 게 순리"라며 "제안이 왔어도 (이 후보자) 본인이 거절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제안이 왔을 때 개인적으로 제가 제 임무를 할 수 있을지 많은 부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위원들이 제가 전문성이 충분한지 판단해주면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오후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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