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친상을 치른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23일 "저처럼 코로나19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으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선친께서 1930년생으로 92세셨으나 건강하신 편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인한 후유증으로 돌아가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위원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국가가 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책무"라며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비극과 슬픔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야말로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고인에 대해 "선친께서는 저에게 아버지 이전에 인생의 대선배이시자 삶이 귀감이셨다"며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의술을 베푸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어려서부터 보고 자랐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 덕분에 봉사하는 삶이야말로 제 자신과 가족,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한 가장 가치 있는 삶이라고 확신하면서 살아왔다"고도 했다.
이어 "아버지께서는 자녀들을 독립된 인격체로서 대해주시고 스스로의 선택을 존중해주셨다"며 "제가 의대를 졸업하면서 기초의학 전공을 선택하고, 성공 가능성이 낮은 벤처창업에 도전하고, 파란만장한 정치인생을 살아갈 때도 아버지는 항상 제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해주셨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제가 우리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아버지의 선한 영향력 덕분이었다"며 "아버지의 삶을 되새기면서 아버지의 유훈을 받들고 실천하면서 살아가겠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또 "조문을 와주신 모든 분들과 국민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한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안 위원장의 부친 故안영모 전 범천의원 원장은 지난 19일 향년 92세 일기로 타계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으로 지병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1963년 판자촌이었던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에 범천의원을 개원하고 2012년까지 49년간 의료활동을 했다. 동네 병원 의사로서 타 병원 진료비의 절반만 받거나, 어려운 환자는 무료로 진료하는 등 인술을 펼쳐 '부산의 슈바이처' 로 불렸다.
다음은 안철수 위원장 페이스북 글 전문.
<조문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삼가 인사를 올립니다.
저의 부친상 때 찾아주시고 위로의 말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고마우신 분들께서 저에게 베풀어주셨듯이 저 또한 찾아뵙고 감사 말씀을 여쭈어야 도리이지만, 우리나라를 위한 중요한 소임을 다하기 위해 바로 업무에 복귀하면서 글로써 인사를 대신하게 된 것을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베푸신 은혜는 잊지 않고, 기회가 닿는 대로 다시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깊이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선친께서는 저에게 아버지 이전에 인생의 대선배이시자 삶의 귀감이셨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의술을 베푸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어려서부터 보고 자랐습니다.
초등학교 때 신문에서 아버지 기사를 본 기억이 납니다.
신문배달 소년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치료해주시고는 치료비를 내려는 소년에게 형편이 어려울 텐데 그냥 가라고 돌려보냈다는 미담 기사였습니다.
아버지 덕분에 봉사하는 삶이야말로 제 자신과 가족,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한 가장 가치 있는 삶이라고 확신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생명에 대한 외경 속에서 겸손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항상 공부하시던 아버지의 모습 또한 제가 닮고 싶은 모습이었습니다.
불혹의 나이에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아버지께서는, 50대의 나이에 가정의학과 전문의 시험 공부를 해서 합격하셨습니다.
그 때 저도 의대 졸업반으로 의사 시험 공부를 하던 때여서 아버지와 함께 공부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내가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알면 알수록 겸손해진다는 것이 아버지께서 실천으로 보여주신 값진 가르침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자녀들을 독립된 인격체로서 대해주시고 스스로의 선택을 존중해 주셨습니다.
제가 의대를 졸업하면서 돈 못 버는 기초의학 전공을 선택하고, 의사를 그만두고 성공 가능성이 낮은 벤처창업에 도전하고, 파란만장한 정치인생을 살아갈 때도 아버지께서는 항상 제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저 역시 제 딸이 스스로 진로를 선택하고 과학자의 길을 걷고자 할 때 선택을 존중하고 기다려 주었습니다.
그 누구든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상대방에 대한 최고의 믿음과 사랑이라는 것을 아버지로부터 배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우리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아버지의 선한 영향력 덕분이었고, 저에게 모자란 것이 많다면 저의 인생 공부가 아직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의 삶을 되새기면서, 아버지의 유훈을 받들고 실천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선친께서는 1930년생으로 92세셨으나, 건강하신 편이셨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인한 후유증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저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으신 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국가가 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책무입니다.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비극과 슬픔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야말로, 지금 당장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조문을 와주신 모든 분들과 국민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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