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 노사가 파업 돌입을 하루 앞두고 임금 및 단체협상에 합의했다.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면서 우려했던 교통 대란은 피했지만, 대구시의 재정지원금은 또 다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파업 극적 타결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조연맹 대구시버스노조(이하 대구 시내버스 노조)와 대구시 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대구시 버스조합)은 26일 열린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제3차 쟁의 조정회의에서 '2022년도 임금협정 및 단체협약' 조정안에 합의했다.
양측은 ▷임금 4.5% 인상 ▷1호봉(3년 미만 근무) 상여금 20~40% 지급▷대체공휴일과 대체 전 공휴일 모두 유급휴일 인정 등에 합의했다.
이날 양측은 오후 3시부터 제3차 쟁의 조정회의를 열고 막판 협상을 벌였다. 이어 오후 6시였던 조정 시한을 1시간 30분 연장한 끝에 극적 타결됐다. 대구시는 차량 운행 시간을 오후 11시 30분에서 이튿날 0시 20분까지 50분 늘리기로 확약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정병화 대구 시내버스 노조 위원장은 "합의안에 만족할 순 없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조정안을 수락했다"며 "앞으로 단체 협약의 미비한 사항은 노사 협의를 통해 해결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경도 대구시 버스조합 이사장은 "노사 간의 쟁점 사항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시와 조정위원회 덕분에 잘 해결했다"며 "노조에서 많은 양보를 했으며 시민의 발인만큼 앞으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불어나는 재정지원금…새 판 짜야
대구 시내버스 노사가 진통 끝에 임금 인상안에 합의하면서 대구시의 재정 지원금은 또다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다.
대구시 버스운송사업자조합과 전국자동차노조연맹 대구버스지부는 26일 오후 7시쯤 운전기사의 임금을 각 호봉 별 시급에서 4.5%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월 22일 근무(4호봉) 기준 387만622원으로 기존(370만9천328원)보다 16만1천294원 오른 금액이다.
당초 노조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월 30만5천668원(4호봉 기준 8.5%) 정액 인상을 요구했다.
사측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재정 악화를 이유로 임금 동결을 주장했다.

노조가 요구했던 근속 연수 3년 미만의 상여금 연차 별 인상(20~40%) 요구도 수용됐다.
또한 단체협약 중 대체 공휴일과 대체 전 공휴일을 모두 유급휴일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도 받아들여졌다.
이번 임단협 타결에 따라 대구시는 내년에 재정지원금으로 112억 원을 더 투입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올해 물가 상승과 유류비 인상에 따른 재정 부담까지 더하면 올해 대구시의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은 2천억 원을 훌쩍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가 2006년 준공영제 이후 투입한 재정지원금은 1조5천936억 원에 이른다.
버스운송사업자조합 관계자는 "재정 지원금에는 대중교통 무료 환승 손실액 500억 원 안팎이 포함돼 있는 등 지원금이 온전히 버스에만 투입되는 금액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단협 타결로 일단 시내버스 대란은 피했지만 준공영제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재정 투입 증가는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공영제 등 다양한 제도 개혁을 검토할 때가 됐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영철 계명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버스뿐만 아니라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을 한 테이블에 놓고 교통 정책을 새로 짜야한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