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늦은 밤 아이가 아프다고 운다면?

해열제는 4시간 간격으로…열 안 떨어지면 2시간 간격, 다른 계열 해열제 교차복용
반복적인 구토는 장중첩증 등 생명 위협적인 질환일 수도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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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아이가 아파서 울면 부모는 당황하게 된다. 왜 아이가 우는지, 어느 병원을 가야 할지, 동네 병원은 언제까지 하는지 등을 알아보고 가기엔 마음에 여유가 없기 마련이다.

소아응급실에서 소아들은 가벼운 질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응급 질환들까지 폭넓은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입원이 필요한 경우 응급실에서 검사를 시행한 후 소아병동으로 입원하게 되며, 신생아라면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입실할 수 있다. 응급 증상이 발생하면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로 방문해야 한다.

◆열이 날 때

아이가 열이 나면 우선 옷을 최소한으로 입히고 실내 온도를 조금 시원하게 한 후 해열제를 먹여야 한다. 특히 체온이 38℃ 이상이면 해열제를 주는 것이 좋다. 해열제로 많이 사용하는 약물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세토펜, 타이레놀, 서스펜 좌약, 빨간색 챔프 등)이나 부루펜 계열(이부프로펜, 맥시부펜, 파란색 챔프 등)이 있는데, 6개월 이하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을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해열제는 4시간 간격으로 복용할 수 있다. 열이 38도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위 두 가지 계열의 해열제를 교차로 복용할 수 있다. 이런 경우 2시간 간격으로 각각 다른 계열인 아스테아미노펜 계열과 부루펜 계열의 해열제로 교차 복용해야한다.

약은 복용하고 보통 1시간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 따라서 열이 안 떨어진다고 바로 다른 약을 추가로 주지 말고, 1시간 정도 지난 뒤에도 이전 체온보다 오르거나 비슷한 경우에 먹이는 것이 좋다.

열이 날 때 곧바로 미온수 마사지를 하면 아기가 보챌 수 있고, 오한으로 오히려 체온이 안 떨어져 아이만 힘들게 할 수 있다. 따라서 해열제를 먹이고 1시간 정도 후에도 열이 높으면 그때 미온수 마사지를 하는 것이 좋다.

미온수 마사지를 할 때는 옷, 기저귀를 모두 벗기고 30~33℃ 정도(보호자가 손을 넣었을 때 따뜻한 정도의 느낌)의 미지근한 물에 수건을 적셔서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큰 혈관이 있는 부위를 먼저 닦아주고 이어 팔, 다리를 문지르며 마사지를 해준다. 단, 마사지는 30분 이상 하지 않는 게 좋다.

권은욱 대구파티마병원 과장.
권은욱 대구파티마병원 과장.

◆열로 인한 탈수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체표면적이 넓어서, 적은 양의 수분 부족만으로도 쉽게 탈수가 온다. 탈수가 오면 보통 잘 먹지 못하고 입이 마르고 기운이 없으며 소변량이 줄어든다. 또한 구강이나 혀가 마르고, 피부색이 창백하거나 얼룩덜룩하게 보일 수 있으며 영아에서는 대천문이 들어가 있을 수 있다.

10% 이상의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는 중증 탈수를 의심할 수 있다. 또 손끝이나 발끝을 눌렀다 떼었을 때 2초 이내로 원래 피부색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권은욱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의료센터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아이가 마실 수 있는 상태라면 물이나 보리차를 소량씩 자주 마시도록 한다. 단 주스나 포카리 같은 이온 음료는 당 성분이 높아 오히려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토하는 경우

아이가 토를 한다면 구토와 게움을 구분해야 한다. 음식물이 위나 식도에서 역류하며 게워내는 것은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소아의 구토는 바이러스 위장염이나 변비, 위식도역류 등 위장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드물게 반복적인 구토를 보이는 선천성 비후성 유문협착증이나 장 이상 회전으로 인한 염전증, 혈변을 보이는 장중첩증 등 생명에 위협적인 질환일 수도 있어 감별이 중요하다. 만약 식사와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구역, 구토가 있으면서 24~48시간 정도 지속된다면 응급실이나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

아이가 급성 복통을 호소한다면 세균 감염성 위장염이나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한 장중첩증, 맹장염일 수 있다. 얼굴을 찡그리고 숨을 잘 못 쉬거나 배를 움켜잡고 몸을 쭈그리며 보채고, 땀을 흘리며, 자다 깰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면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그중 응급을 요하는 질환이 있는데, 복통 양상이 10~15분 정도 지속되다가 다시 호전되기를 반복한다. 이런 경우는 장중첩증을 의심해야 한다. 3개월에서 6세 사이에 주로 발생하며, 그중 5~11개월에 가장 잘 발생한다. 구토는 거의 모든 경우에 동반되며, 초반에 더 흔하게 나타난다.

혈변을 보기도 하는데, 건포도 젤리 모양처럼 혈액과 끈끈한 점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가 많다. 24시간 내에 일찍 진단이 되고 아이의 상태가 나쁘지 않으면, 수술 없이 공기 또는 수압을 이용해 정복을 시키게 되며 예후는 매우 좋다. 하지만, 수압으로 정복이 되지 않거나 24~28시간 이상으로 장기간 경과되었을 경우 장이 괴사가 진행되었을 확률이 높기에 수술로 장을 절제해야 한다.

◆경련하는 경우

경련은 대개 체온이 갑자기 올라갈 때 발생하며, 온몸이 뻣뻣해지거나 팔다리를 규칙적으로 떠는 모습을 보이며 의식이 없어져 아이를 불러도 반응하지 않는다.

대부분 열이나 가벼운 경련만으로는 뇌에 손상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5분 이상 지속돼 호흡을 효과적으로 하지 못하면 뇌에 산소가 잘 공급되지 않아 뇌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열성경련이 발생할 경우 우선 아이를 안전하고 편평한 곳에 눕힌 후 고개를 한쪽으로 돌려 질식을 방지하고 호흡을 편하게 해준다. 이후 즉시 병원이나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물질을 삼킨 경우

식도에 걸려서 내려가지 않는 이물질인 경우에는 식도 천공의 위험이 있으므로 빠른 시간 안에 제거해야 한다. 따라서 크기가 작지 않은 물질을 아이가 복용했다고 판단되면, 기도 폐쇄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응급실에 내원해야 한다. 특히 자석이나 길고 뾰족하거나 큰 물체(길이 5cm, 두께 2cm 이상)의 경우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반드시 응급실에 급하게 가야 하는 경우

쌕쌕거리며 숨쉬기 힘들어하거나 호흡이 가쁜 경우, 얼굴이나 입술이 푸르게 보이는 청색증 소견을 보이는 경우 등 생체 징후에 이상을 보일 때는 반드시 응급실에 바로 가야 한다.

권 과장은 "계속 처지거나 의식 저하가 동반되거나, 가슴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경련 발작이 있는 경우도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며 "이외에도 자다가 깰 정도의 견디기 힘든 흉통이나 복통, 두통 등의 통증이 있거나 지속적인 고열, 심하고 반복적 구토 증상도 응급진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도움말 권은욱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의료센터 소아청소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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