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구리소년' 흉기 안다, 범인은 동네 불량배일 것"…네티즌 주장

지난 1일 네이트 판에
지난 1일 네이트 판에 '나는 개구리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원글 작성자 A씨는 개구리소년 사건 범인이 당시 주변 공업고등학교에 다니던 불량배로, 공업용 도구인 '버니어캘리퍼스'로 범행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 B씨는 '묘사가 너무 상세하고 목격자 관점에서 서술했다'며 A씨가 실제 목격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네이트 판

1991년 대구에서 초등학생 5명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이른바 '개구리소년' 사건에 대해 범행 당시 상황과 범행 도구를 추정한 인터넷 게시물이 눈길을 끈다.

범행 현장에 있던 인물만 알 법한 세세한 묘사가 잇따르자 급기야 다른 누리꾼이 해당 글쓴이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가담자 아니냐'는 식의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첫 의문 제기…"범인은 공고 불량배, 범행도구는 버니어캘리퍼스"

4일 네이트판 게시판을 보면 지난 1일 "나는 개구리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산동네에서 자라본 남자들은 알 거다. (당시) 개구리까지 키운다며 올챙이나 도롱뇽을 잡으러 많이 갔다"고 말했다.

A씨는 "양서류들은 습하고 햇빛이 잘 안 들어오는 쪽에 많다. 산이 있다면 한쪽 방위에만 살고, 자기 집 앞산에 (양서류가) 없다면, 무조건 산을 넘어 돌아 반대편까지 가야 한다. 이렇게 되면 백 퍼센트 그쪽 동네 꼬맹이들과 '왜 우리동네 왔느냐'하면서 싸운다. 여기에 더해 그 동네를 휘어잡는 중고딩 불량배 무리를 만나면 정말 답이 없다"고 적었다.

그는 개구리소년 피해자의 두개골 손상 흔적 사진을 제시하며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이 장면을 보는 순간, '어? 버니어캘리퍼스잖아'라고 자동반사적으로 입에서 튀어나왔다"고 말했다.

버니어캘리퍼스는 앞쪽에 두 개의 금속다리가 달려 길이를 정밀 측정하는 공구의 하나다.

버니어캘리퍼스
버니어캘리퍼스

A씨는 "같은 크기의, 두개골을 직접 뚫지는 못한 데미지가 여러 개 한 곳에 집중됐다는 건 그 흉기로 아무리 있는 힘껏 세게 때려도 저게 맥시멈 데미지란 소리다. 망치처럼 생겼지만 망치만큼 강하진 않은. 그게 버니어캘리퍼스"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네 문제아였던 해당 지역 공업고등학생이 평소 지녔던 버니어캘리퍼스로 범행했을 것이라 주장했다.

A씨는 "아이 다섯을 잔인하게 죽일 정도로 대담한 살인마가 그 시대에 하필이면 해발 300m 밖에 안되는 동네 산 속에서 매복하고 아이들을 기다릴 확률은 제로"라며 "문제아들인 그 지역 공업고등학생들이 산에서 '뽀대기'를 하고 있었을 거고, 가방속에는 버니어캘리퍼스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산속에서 여럿이 본드를 불고 있다가 올라오는 아이들을 마주쳐 돈을 뜯으려다가 헤드락 건 상태에서 같은 곳만 때렸고, 똘마니들은 구경하다가 어설프게 후처리 가매장을 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A씨는 와룡산 근처 고등학교 지도를 첨부하며 "내가 모든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자료를 다 검색해 봤다. 당시에 동네 불량배를 면밀하게 조사한 적이 있는지 없는지를 봤는데 안 했더라"며 "지금 해도 늦지 않았다. 당시 학적부를 뒤지든지 아니면 당시 아이들을 가르쳤던 선생들을 만나서 당시 문제아 학생들이 누가 있었는지 파면 백퍼(센트)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네이트 판에
지난 1일 네이트 판에 '나는 개구리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원글 작성자 A씨는 개구리소년 사건 범인이 당시 주변 공업고등학교에 다니던 불량배로, 공업용 도구인 '버니어캘리퍼스'로 범행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 B씨는 '묘사가 너무 상세하고 목격자 관점에서 서술했다'며 A씨가 실제 목격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네이트 판

◆원글에 제기된 의문…"신입생 뿐인 학교인 걸 아는 눈치, 현장에 있었던 것 아니냐?"

해당 글이 이슈가 되자 또 다른 누리꾼은 원글 작성자 A씨에 대해 '목격자가 아니냐'는 뉘앙스로 의문을 제기했다. 그가 묘사한 정황이 너무 현장감있고, 당시 학생들 상황에 비춰볼 때 재학생 내지 현장에 있던 인물만 알 법한 묘사가 많다는 이유다.

3일 누리꾼 B씨는 '개구리소년 흉기 글에 대한 의문점'이라는 글에서 "보통 추측글을 쓰면 '개구리 소년 사건의 흉기를 추리해본다'라던지 '개구리 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아보자'고 제목을 달 텐데 A씨는 대놓고 바로 '나는 흉기를 알고 있다'고 해 이상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A씨가) 당시 상황에 대한 추측글을 쓸때도 마치 옆에서 본듯이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게 눈에 띄었다"고 했다.

지난 1일 네이트 판에
지난 1일 네이트 판에 '나는 개구리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원글 작성자 A씨는 개구리소년 사건 범인이 당시 주변 공업고등학교에 다니던 불량배로, 공업용 도구인 '버니어캘리퍼스'로 범행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 B씨는 '묘사가 너무 상세하고 목격자 관점에서 서술했다'며 A씨가 실제 목격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네이트 판

B씨는 우선 A씨의 과거와 이번 작성글 내용에 비춰볼 때 ▷A씨가 사건 현장과 비슷한 산동네에 산 경험이 있고 ▷친척 일부가 대구에 살며 ▷그가 현재 40대(사건 당시 10대)쯤으로 추정되고 ▷현재 목공 등 기술직에 종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 게시물 속 추론이나 상황 묘사가 사건 장소에 있던 관찰자 시각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A씨가 10대 후반 무렵 대구 사건 현장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네이트 판에
지난 1일 네이트 판에 '나는 개구리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원글 작성자 A씨는 개구리소년 사건 범인이 당시 주변 공업고등학교에 다니던 불량배로, 공업용 도구인 '버니어캘리퍼스'로 범행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 B씨는 '묘사가 너무 상세하고 목격자 관점에서 서술했다'며 A씨가 실제 목격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네이트 판

B씨는 "글쓴이는 (범인의) 살해장면을 보며 발을 동동구르는 '똘마니'라고 표현했다가 나중에는 '똘마니들 고등학교 1학년 신입'이라고 구체적으로 지칭했다. 또 '본드를 불고 살인을 저지르는 형'과 '이를 지켜보기만하던 1학년 신입생 똘마니'라고 구분 지었다"면서 "똘마니가 고등학교 1학년 신입이라는건 어떻게 해도 유추가 안 된다. 다른 불량배들은 '고등학교 2학년 3학년 형'이라고 지칭하지 않으면서 유일하게 똘마니에게만 고등학교 1학년 신입이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A씨가 쓴) 글에 '선배들'이 나오는 게 이상하다는 지적이 있다. (A씨 주장에 따라) 지금 우리가 해당 학교라고 추측하는 산밑에 있는 학교가 91년 개교했기 때문에 개구리소년 사건이 터진 91년에는 1학년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놀라운 걸 하나 알려줄게. 글쓴이의 글에는 어디에도 '선배, 후배'라는 표현이 없다. '2학년, 3학년'이라는 호칭도 없다"고 설명했다.

B씨는 "글쓴이 성격상 과시욕이 있는데 (직접 조사해서) 당시 1학년 신입생만 있었단 걸 알아내고 표현했다면 그걸 분명 언급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건 전혀 없다. 그냥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형, 1학년 신입생 똘마니 라고 썼을 뿐"이라고 했다.

지난 1일 네이트 판에
지난 1일 네이트 판에 '나는 개구리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원글 작성자 A씨는 개구리소년 사건 범인이 당시 주변 공업고등학교에 다니던 불량배로, 공업용 도구인 '버니어캘리퍼스'로 범행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 B씨는 '묘사가 너무 상세하고 목격자 관점에서 서술했다'며 A씨가 실제 목격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네이트 판

아울러 "같은 1학년끼리도 충분히 형이 있을 수 있다"며 "당시 산동네 시골마을에서는 같은 학년이라도 (출생신고, 병 등을 이유로 나이와 달리 입학해) 서로 다른 나이일 경우가 많았다. 실업계라면 공부를 못해서 유급하거나 사고를 쳐서 몇 년 더 다니면서 같은 학년도 나이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일도 아니고 다음날이 돼서야' 이 부분도 제3자는 알 수 없는 부분이다. 당일에 약속 또는 협박했을 수도 있는거고 사실 그렇게 추측하는게 더 일반적이다. 왜냐면 사건 당일에 즉시 그렇게 협박해야 덜 위험할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글쓴이는 당일도 아니고 다음날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게 추측만으로 가능한 내용이냐"고 지적했다.

B씨는 "그렇게 생각하고 글쓴이의 글을 보면 전반적으로 살해범의 감정이나 시각보다는 똘마니의 감정이나 시각이 더 잘 보인다. (A씨 주장대로라면) 직접적으로 살인한 불량배들은 본드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이 똘마니야 말로 당시 상황을 제대로 보고 잘 기억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며 A씨가 사건 관계자일 가능성을 암시했다.

지난 1일 네이트 판에
지난 1일 네이트 판에 '나는 개구리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원글 작성자 A씨는 개구리소년 사건 범인이 당시 주변 공업고등학교에 다니던 불량배로, 공업용 도구인 '버니어캘리퍼스'로 범행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 B씨는 '묘사가 너무 상세하고 목격자 관점에서 서술했다'며 A씨가 실제 목격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네이트 판

한편, 개구리소년 사건은 1991년 3월 26일. 대구광역시 달서구 성서 지역에 살던 5명의 국민학생들이 인근 와룡산에 올라갔다 동반 실종된 사건으로, 국내에서 발생한 실종 사건 중 가장 유명한 어린이 실종 사건이다.

5명의 아이들이 도롱뇽 알을 채집하려고 집 근처 와룡산에 올라갔다가 실종됐으나 사건 초기에 도롱뇽이 개구리로 잘못 알려지는 바람에'개구리 소년'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에 대해 사건 당시 수사책임자이자 대구경찰청 강력과장이던 김영규 전 총경은 경찰이 전국을 뒤졌지만, 상흔과 일치하는 범행도구를 찾지 못했다는 점, 아이들 옷에 묶인 매듭은 누군가 강제로 묶은 게 아니라 추워서 직접 묶었을 것이라는 추정 등을 '저체온증으로 인한 자연사 근거'라고 주장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