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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이상직·송영길 공통점은? '불사조(피닉스)' 말했거나 수식된 정치인들

소설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 책자 표지의 불사조, 이인제, 이상직, 송영길. 온라인 커뮤니티, 연합뉴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불사조, 즉 피닉스(Phoenix)를 언급해 시선이 향하고 있다.

지난 대선 패배를 이유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데 이어, 무려 5선을 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직도 전격 사퇴한 후 도전한 서울시장 선거에서 떨어지면서, 당장은 '백수' 신세가 된 송영길 전 대표가 향후 정치 행보에서의 부활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집트 신화에 따르면 불사조는 500년 주기로 스스로를 불로 태워 재가 된 다음, 그 재에서 새롭게 불사조로 태어난다. 열정적으로 뛰어든 공직선거에서 낙선해 '재'만 남은 상황이 된 정치인들이 재기를 도모하며 각오를 다질 때 비유에 쓰기 좋은 표현인 셈이다.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1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과 사진을 올려 "오늘 선거캠프 사무실 정리하는 일을 도왔다"며 "캠프빌딩 이름이 휘닉스(phoenix, 불사조)이다"라고 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지난 4월 29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후 캠프 사무실을 이 휘닉스빌딩에 마련하면서도 불사조의 의미를 강조했는데, 이어 낙선 통지표를 받아든 후에도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굳건히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한 맥락이다.

▶그런데 이같은 불사조(피닉스)라는 표현은 지난해 재판을 받던 더불어민주당 출신 이상직 전 의원도 언급, 언론 보도로 전해진 바 있다.

지난해 4월 21일 이상직 전 의원이 창업주인 이스타항공 노조의 전언을 인용한 보도들에 따르면, 이상직 당시 무소속 의원은 그해 4월 1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자 전주지법에 출석한 자리에서 변호인에게 "나는 불사조다. 어떻게 살아나는지 보여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관계자가 우연히 이상직 의원과 변호인이 함께 탄 엘리베이터 안에 있었는데, 이때 이상직 의원이 변호인에게 한 발언을 들었다는 것.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상직 의원은 "내가 부처님이 됐다. 거의 관통을 했다"라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통'은 '통달'이나 '달관'의 의미를 잘못 발언했다는 해석이다. 당시 여러 수사에 시달린 것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됐다.

이를 두고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은 언론에 "이상직 의원은 아직 멀었다.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도 의문인데, 불사조 발언까지 한 것을 보면 누군가 뒤를 봐주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랬던 이상직 전 의원은 올해 5월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고, 최종 21대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실은 이들에 앞서 '오리지널' 불사조로 인지도를 쌓아온 정치인이 있다.

바로 이인제 전 의원이다.

1988년부터 2018년까지, 30년 동안 총선·지선·대선 등 각종 선거에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진영의 여러 정당 소속으로 출마해 낙선과 당선을 반복, 죽었다 살아나기를 반복한 정치 인생을 두고 불사조로 수식됐다.

그러면서 피닉스에 그의 이름 끝 글자 '제'를 합쳐 '피닉제'라는 별칭이 따라 붙기도 했다.

다만 이것도 과거형이 됐다. 이인제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아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했으나 2위로 낙선한 후, 공직선거에 입후보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사조(피닉스)라는 표현을 직접 밝혔거나 주변에서 붙인 것으로 알려진 요즘 정치인들 가운데 의원직을 상실하고 교도소에 수감되며 '부활하지 못한' 이상직 전 의원을 제외하면, 최근 거듭해 불사조를 언급한 송영길 전 대표가 실제 부활에 성공할 지에 시선이 향하게 됐다.

당장은 지선 패배 직후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며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수습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송영길 전 대표는 1963년 전남 고흥 태생으로 올해 나이 60세이다. 국회의원 5선과 인천시장 초선을 했다.

이상직 전 의원은 1963년 전북 김제 태생으로 올해 나이 60세이다. 국회의원 초선을 했다. 재선은 공직선거법 위반 선고로 인해 당선 무효가 됐다.

이인제 전 의원은 1948년 충남 논산 태생으로 올해 나이 75세이다. 국회의원 6선과 경기도지사 초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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