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혁신위+우크라 방문' 이준석 향한 당내 '자기정치' 비판…李 "그래도 기차는 간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소속 의원들로 꾸려진 대표단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했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소속 의원들로 꾸려진 대표단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했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국회 대표단이 키이우를 공식 방문했다"며 대표단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은 키이우를 방문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자신을 향한 '자기정치' 비판을 의식한 듯 "어차피 기차는 간다"고 6일 짧은 글을 남겼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6.1 지방선거 직후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우크라이나 방문을 강행한 이 대표의 행보에 대해 당내에서 공개 비판이 분출되는 중에 나왔다.

이 대표가 쓴 '기차는 간다'는 표현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주 쓰던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말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변 분들이 제게 '이준석 대표가 우크라이나에는 도대체 왜 간 건가' '좀 뜬금없지 않은가'라고 조심스럽게 묻는다"라며 "자기 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공개 비판했다.

그는 "집권당 대표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간 저간의 사정을 알아봤다. 정부와 청와대의 외교 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한다"며 "보름 전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 행을 고집해서 하는 수 없이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의 초청장을 받아준 모양"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내심 탐탁지 않아 하는 외교 분야 일이라면 적어도 여당 정치인은 그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며 "물론 전쟁으로 빚어진 인도적 참상을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더라도 어느 일방의 편을 들기는 곤란하다.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협조가 우리에게는 여전히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우리가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 유권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 출발을 위해 우리 당 후보들을 선택했다"며 "우크라이나 방문하겠다, 혁신위원회 설치하겠다, 2024년 총선에서 공천 혁명하겠다, 현신 개혁 변화도 중요하겠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윤석열 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대표가 주도하는 혁신위를 두고 "혁신위를 발족할려면 조금 더 많은 준비를 한 다음에 하는 게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그는 "구성부터 어떤 인물로 할 것인지 숙고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어떤 부분을 논의할 것인가를 정하고 발족하는 게 맞았는데 혁신위 출범부터 발표하고 인적 구성이나 논의하는 대상, 아이템에 대해 나중에 발표하겠다는 것은 순서가 바뀐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권 원내대표는 "어쨌든간에 공식 발족한 만큼, 혁신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과 아이템 발굴해서 논의가 진행돼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다른 최고위원들이 다 동의를 해서, 의결해서 된 것이기 때문에 최고위 의결을 거쳤다고 보는 게 맞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를 비롯한 대표단은 지난 3일 저녁에 우크라이나로 출국했으며 4일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에서 시민·사회단체(NGO) 관계자들과 만나 피난민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5일에는 수도 키이우를 방문, 키이우 인근 부차의 민간인 집단 매장지를 방문한 뒤 이르펜의 파괴된 주거지역을 시찰하고, 러시아 침공 이후 키이우 복원을 위한 협력과 공동 사업 분야를 주제로 회의를 열었다.

이 대표는 이번 방문 기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및 우크라이나 여당 지도부를 접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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