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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고교학점제 대란(大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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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디지털논설실장/ 경영학 박사 사회복지사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경영학 박사 사회복지사

고교생 자녀를 키우면서 학업에 관심 있는 학부모는 대부분 불행한 대한민국 고교생이라는 말에 적지 않은 공감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신 성적을 위한 중간·기말고사가 끝나기 무섭게 온갖 이름의 수행평가 과제물이 쏟아진다. 이런 와중에 수능시험을 대비한 공부도 틈틈이 해야 한다. 안 그랬다가는 아무리 열심히 노력했더라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해 원하는 대학 입시에서 낙방하기 일쑤다.

'내신 공부가 수능 준비 아니냐?'는 어리석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정말, 세상 물정 모르네!"라는 핀잔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면서 만들어낸 좌파식 교육개혁이 기득권을 가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딸의 '아빠 찬스' '엄마 찬스' 무임승차이고, 서민 자녀들에게는 더 지독한 '줄 세우기'였다. 소위 좀 괜찮다는 고등학교의 학생 태반이 내신과 수행평가를 포기한 이른바 '수능파'이다. 이들은 수능 성적만으로 대입 합격 여부를 가리는 바늘구멍 '정시'에 올인한다. 이미 '줄 세우기' 경쟁에서 탈락한 이상 다른 선택은 없다.

문재인 정권이 2025년 전면 도입을 예고한 고교학점제가 논란이다. 시·도 교육감 선거가 끝나면서 향후 고교 교육과 대학 입시의 판을 바꿀 고교학점제의 향방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희망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이다. 대학의 교육과정이 바로 이렇다. 학생의 선택권을 존중한다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총의 설문조사 결과,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반대한다는 비율이 23.3%로, 찬성한다는 응답 14.1%보다 훨씬 높았다. 교육 현실과 괴리가 커서 잠정적으로 유예해야 한다는 응답은 35%를 차지했다. 기본적으로 고교학점제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과목의 충분한 교사가 확보되어야 하고, 교실 공간도 더 많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고교 교육은 대학 입시와 직결되어 있는 만큼 운영 방식 또한 대단히 민감하다. 서민·중산층이 계층 이동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다리인 탓이다.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관념에 치우친 섣부른 정책의 실행은 또다시 대란(大亂)을 불러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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