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단체 활동을 잠정 중단한 데는 '병역' 문제가 얽혀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이 소프트파워(문화·예술의 힘)를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문화 칼럼니스트 주장이 나왔다.
문화 칼럼니스트 마쓰타니 소이치로 씨는 15일 칼럼에서 "BTS가 그룹 활동을 중단하고 솔로 활동을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휴식이 필요하기도 했겠지만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병역 때문"이라고 썼다.
그는 "BTS의 활동 중단도 병역 면제에 대한 큰 진전이 없는 가운데 발표됐다"며 "이미 30살인 진은 올해 안으로 입영이 불가피하다"고 적었다.
맏형 진은 1992년생으로, 지난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됐다.
마쓰타니 씨는 BTS의 이번 그룹 활동 중단 기간이 멤버들 병역 상황에 따라 1~5년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K팝 그룹에 병역 문제는 큰 장애물이었다. 신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 등 과거 인기 그룹이 군 복무로 한때 인기가 꺾인 것은 틀림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병역 문제)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연예계와 정부가 K팝의 세계적 전개를 지향한다면 이번에 BTS를 어떻게 하는가가 전례가 될 것"이라고 봤다.

BTS는 그간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고 각종 글로벌 음악상을 수상하는 등 대중문화 분야 국위선양의 아이콘이 됐다. 순수예술과 달리 대중예술 분야에 대한 병역 특례가 없다 보니 제도 필요성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갑론을박이 잇따랐다.
추미애 전 장관은 "대중 가수가 국격을 높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사회적 논의를 통해 대중문화에 대한 예우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BTS 등 K-pop 아티스트의 위상을 생각할 때 병역 면제를 받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 밝혔다.
반면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전 제주지사는 "대부분의 청년들이 '한창 때' 군대를 가는 것을 고려한다면 병역 특례는 가급적 줄여나가는 것이 맞다"며 BTS 병역 면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난 대선 기간에도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런 식으로 계속 확대하면 한계를 짓기 어려워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BTS가 스스로 면제해달라고 하지도 않는데, 정치권이 자꾸 나서서 면제하자고 하고 있다. 이런 면제 논쟁 자체가 그분들의 명예를 손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와 달리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방탄소년단(BTS)이 예술·체육요원으로 대체 복무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국민의당이 국민의힘과 합당한 뒤 지난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방탄소년단을 만나고서 "(병역 면제는)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에서 국회와 함께 논의해 결정할 사안"이라는 유보적 입장으로 선회했다.

지난달 12일엔 국회에서 '병역특례 개선방향 대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토론에서 이남경 한국매니지먼트연합회 국장은 "대중문화예술인, 특히 병역의무를 이행할 연령이 된 남성의 경우 이들의 활약 여부와 '국위선양'과 '문화창달'이라는 거시적 목표 앞에 충분한 활동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날 BTS가 '그룹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소속사인 하이브 주가는 이날 한때 전 거래일 대비 27.98% 떨어진 13만9천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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