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 있는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슬로건은 'Leave no man behind'(단 한 명의 병사도 적진에 내버려두지 않는다), 'You are not forgotten'(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는다)이다. 미국은 전쟁에서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와 전사자를 찾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1975년 전쟁포로·실종자확인합동사령부(JPAC)를 만들었다. 또한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사무소(DPMO)와 공군 생명과학연구소도 뒀다. 2015년 이들 3개 기관을 통합해 만든 것이 DPAA다.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실종자 등 유해 송환 문제를 제기해 합의에 이른 것도 DPAA 슬로건과 일맥상통한다. 이 합의로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미군 추정 유해가 담긴 상자 55개를 송환받았다.
미국이 전쟁 실종자와 전사자 유해를 본국으로 송환하는 데 주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에게 국가란 존재를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는 전사자를 잊지 않고, 반드시 그의 유해를 찾아온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보여 줘 국가에 대한 충성을 이끌어 내고, 국가 통합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에서 근무하던 공무원이 서해에서 실종되고 북한군에 의해 사살·소각된 사건은 새삼 '국가란 무엇인가'란 물음을 던지고 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공무원이 실종됐고 그가 북한군에게 발견됐다는 서면 보고를 받았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공무원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을 허비했다.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국가의 책임을 저버린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명확한 증거도 없이 월북으로 몰아간 것도 잘못인 데다 유족의 애통한 심정을 헤아리지 않고 남의 일처럼 취급하는 더불어민주당 행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생이 심각한데 이것이 현안이냐", 설훈 의원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했다. 국민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국민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국가에 충성할 국민이 어디에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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