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가 "파티는 끝났다"며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대구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12곳 중 4곳은 기관장이 바뀔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기관은 상당기간 임기가 남아있어 윤 정부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임기 만료로 기관장 교체가 예정된 곳은 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이다.
대구혁신도시 공공기관 중 가장 규모가 큰 한국가스공사는 채희봉 사장의 임기가 오는 7월 초 만료된다.
채 사장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지난 2017년 6월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으로 발탁돼 탈원전, 탈석탄,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정책을 주도했다. 이듬해 10월까지 청와대에 근무한 채 사장은 2019년 가스공사 사장 공모에 지원했고, 30년 가까운 산업부 관료 경험과 정부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사장으로 낙점됐다.
채 사장은 그러나 3년 임기 동안 각종 잡음에 시달렸다.
사장 선임 당시부터 내정 논란이 불거졌다. 가스공사가 채 사장을 미리 내정해놓고 공모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고, 이종배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은 "답정너 인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채 사장은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부당 개입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이다. 그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과 함께 문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월성 원전을 조기 폐쇄하기 위한 경제성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구 경제에 대한 기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0년 국정감사에서 "가스공사 계약 중 대구 기업과 체결한 규모가 작고 연구개발비도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채 사장은 이런 논란에도 3년 임기를 무사히 채운 뒤 퇴임할 예정이다. 가스공사는 채 사장 임기가 만료되면 공모를 통해 후임 기관장 선임 절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대구혁신도시 '넘버2' 신용보증기금 윤대희 이사장은 이달 초 임기가 만료됐으나 공공기관의 경우 후임자 선정까지 직을 유지한다는 관련법에 따라 직을 유지 중이다.
경제 관료 출신인 윤 이사장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국무조정실장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2년 차이던 2018년 신보 이사장에 낙점됐다.
신보는 현재 후임 이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을 완료한 상태다. 그러나 소관부처인 금융위원회가 여야 갈등으로 한 달째 김주현 금융위원장 내정자 청문회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신보 이사장 선임까지 미뤄지는 분위기다.
NIA 역시 문용식 원장이 지난 4월 초로 임기가 만료됐지만 아직 후임자를 찾지 못해 직을 유지하고 있다.
문 원장은 지난 3·9 대선을 앞두고 SNS에 이재명 후보 지지성 영상을 공유해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문 원장은 2020년과 2021년 국정감사에서 연이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NIA 관계자는 "문 원장은 이달 말로 퇴임할 예정이며 후임자 선임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정양호 원장 또한 지난 3월 말 임기가 만료됐으나 후임자가 결정되지 않아 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 나머지 8개 기관은 짧게는 한두 달에서 길게는 3년 넘게 임기가 남아있다.
이에 대해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현 정부가 들어서기 두세 달 전에 기관장 임기가 만료된 공공기관은 아무래도 정부 출범 이후로 선임을 연기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대구지역 공공기관 중 일부가 정권과 연결돼 논란이 있지만 지금까지 중도에 사임한다거나 하는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임기가 남은 기관 중 정치 논리와 관련 없는 곳도 상당수지만 어쨌든 전 정부에서 임명된 만큼 당분간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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