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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습니다] 조민준 씨의 딸 고 조윤서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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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마음 한구석에 '윤서의 미소' 잘 담아 놓고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잘 지내볼게!"

고 조윤서 양의 유골함과 조 양의 가족사진. 가족 제공.
고 조윤서 양의 유골함과 조 양의 가족사진. 가족 제공.

사랑하는 우리 딸 조윤서. 정말 갑자기 하늘로 소풍을 가버린 귀염둥이 조윤서. 그리고 봄날의 꽃을 누구보다 좋아했던 사랑둥이 조윤서.

아빠랑 엄마는 윤서가 우리곁에 없다는 그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운 것 같아. 네 곁에 있다가 아빠가 잠깐 방에 들어가면 "아빠~~ 아빠~~" 하면서 우렁차게 어디 있냐고 찾을 것만 같고 학교에 아빠랑 등교하는 날이면 하루종일 만나는 선생님들마다 오늘은 아빠랑 왔다고 자랑했다고 선생님이 말씀해 주셔서 아빠 마음이 하루종일 흐뭇할것만 같은데 눈 비비고 주위를 보면 윤서만 없고 다 그 자리 그대로네.

학교가 끝나면 아빠 옆자리에 앉아 그윽한 눈빛으로 '쉿~!' 하며 그윽한 신호를 보내고 약속을 하면 엄마 몰래 맥도날드 가서 감자사서 맛있게 먹고 고마워 해놓고선 막상 엄마가 물어보면 입 싹 닦고 아빠가 사줬다고 엄마한테 이야기 하며 아빠를 허탈하게 하며 배신을 하는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배신자 윤서야. 많이 보고 싶어, 잠깐 놀러 간 거 같은데 어디를 가야 만날 수 있는 걸까.

이번에 병원에 입원할 때는 아빠랑 함께하는거라 엄마 몰래 어플에 있는 색칠공부 유료 결제도 하고 학교 가서 선생님한테 "짜잔~"하면서 "한글 실력 늘었어요" 자랑하려고 아빠가 큰맘먹고 커다란 패드도 샀는데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덩그러니 아빠 몫이 되어 버렸네. 아빠는 오래된 지금 쓰는 노트북 한대면 충분한데 쓰기에는 너무 큰 짐이되버렸네. 그래도 하늘에서는 재미있게 하고 있겠지?

윤서가 없는 이 세상이 실감이 나지 않다가도 준비없이 찾아온 공포의 그림자안에 그래도 설마설마 했던 급박했던 그 순간의 한 장면 한 장면이 아빠 머릿속에 콕콕 박혀서 떠나지를 않네. 그래도 집이 아닌 병원에서 엄마가 아닌 아빠만 그날의 큰 충격을 받고 살아가야 해서 이왕 힘든 거 아빠가 다 가지고 가라는 윤서의 큰 뜻으로 생각하며 아빠는 힘들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존재만으로 세상에 행복의 씨앗을 뿌려주던 작은거인 윤서야! 아빠 혼자였으면 절대 있을수 없는 큰 경험과 좋은 분들을 덕분에 많이 알게되서 많이 도움받고 힘도 얻으면서 아빠 엄마 잘 지내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윤서가 받았던 사랑들 우리가 이어서 받고 있나 봐. 고마워.

보고 있어도 늘 보고 싶던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빠의 소중한 딸 윤서야. 아빠는 술 담배를 하지 않으니까 이런걸 줄이는 게 아니라 슬프고 우울한 마음을 이제 끊고 행복하게 윤서의 미소를 아빠 마음 한구석에 잘 담아놓고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잘 지내볼게! 더 이상 아빠처럼 아픈 아이를 키웠던 부모들이 아이들보다 아프고 결핍이 생기지 않고 모두 다 아무렇지 않게 똑같이 평범하게 지낼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어.

아빠가 모나고 힘들었던 과거를 윤서를 통해 씻어내리고 좋은 마음으로 정화해서 끊임없이 반성하고 노력할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진짜 우리딸이 사람하나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윤서는 잘 모르겠지? 그래서 부끄럽지 않은 아빠되려고.

너무 슬프고 속상했지만 일주일에 한번 당당하게 윤서 만나러 가려고. 보이지 않는곳에서 우리가족이 받았던 사랑만큼은 아니지만 행복의 씨앗 뿌리고 갔었는데 잘했지? 윤서는 하늘에서 다 봤겠지? 그러니까, 음… 아빠 예쁘니까 오늘은 꿈에 나와서 재미있게 놀자, 알았지?

사랑해 윤서야, 아빠랑 엄마가 많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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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매일신문이 함께 나눕니다. '그립습니다'에 유명을 달리하신 가족, 친구, 직장 동료, 그 밖의 친한 사람들과 있었던 추억들과 그리움, 슬픔을 함께 나누실 분들은 아래를 참고해 전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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