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건영 "탈북어민 '16명 살해' 자백과 군 첩보 일치, 귀순할 국가 군대 만나 왜 도망쳤나"

2018년 9월 5일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할 대북 특별사절단의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한 평양 출발 당시 (왼쪽부터)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서훈 국정원장. 이 특별사절단 방문은 문재인 정부 3차 남북정상회담(2018년 9월 18~20일 평양) 전에 이뤄졌다. 연합뉴스
2018년 9월 5일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할 대북 특별사절단의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한 평양 출발 당시 (왼쪽부터)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서훈 국정원장. 이 특별사절단 방문은 문재인 정부 3차 남북정상회담(2018년 9월 18~20일 평양) 전에 이뤄졌다. 연합뉴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탈북어민 강제북송' 논란에 휩싸인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공식 입장(흉악범 추방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17일 대신 전했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해당 입장문에 대해 당일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반박 브리핑을 하자 같은날 저녁 즉각 재반박했다.

이날 오후 7시 2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실은 답변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려서다.

윤건영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실이 드디어 공개적으로 나섰다. 익명의 관계자 뒤에 숨어 가짜 정보를 흘려서 공작하듯이 가짜 뉴스를 만드는 못된 짓은 그만하시길 바란다"고 비판과 부탁을 섞어 밝히면서, "그동안 숱하게 설명했지만, (최영범 대통령실)홍보수석 발표를 보니 이 사안을 제대로 알긴 하는 것인지 궁금해 다시 묻는다. 팩트 체크(사실 확인) 차원이지만, 대통령실의 추가 공개 답변도 기다린다"고 요구했다.

▶우선 최영범 홍보수석이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탈북 어민을 엽기적인 살인마라고 규정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한 것을 두고 윤건영 의원은 "제대로 된 조사는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충분한 합동신문 과정을 거쳤다"고 이유를 들면서 "다른 북송 사례에 비춰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지난 5년 통계는 3~5일이었다. 그 자료도 윤석열 정부 손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합동신문은 통상 1∼2개월 걸린다'는 관계자 주장도 거짓말이다. 귀순 의사가 분명해 우리 사회로 받아들일 때 그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만약 북한으로 송환한 경우 1∼2개월이 걸린 사례가 있다면 내놓아 보시라"고 따졌다.

▶또 '엽기적인 살인마'라는 규정을 비판한 것을 두고 "합동신문 자료를 보고도 엽기적인 살인마가 아니라 생각하신다면 다시 설명해드리겠다"고 지적했다.

윤건영 의원은 "'엽기적 살인' 행위는 그들이 자백한 내용이다. 자기들이 하지도 않은 짓을 자백하는 사람이 있는가. 군사독재 시절처럼 고문을 한 것인가"라고 물으면서 "스스로 '16명을 죽였다'고 자백했는데, 대체 윤석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어떤 이유로 이들이 '살인마'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아울러 "그들의 자백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사전에 우리 군이 입수한 첩보 내용과 그들의 자백이 일치했다. SI(군 특별 취급 정보) 정보는 알다시피 한미연합 자산이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군의 정보 판단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윤건영 의원은 또 다른 쟁점인 북측 어민들의 '귀순 의사'를 두고도 "귀순 의사가 없었다는 것도 궤변이다. 자필로 쓴 귀순의향서는 왜 무시하나"라고 한 최영범 홍보수석의 발언을 들면서 "물론 자필로 쓴 귀순의향서는 있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들의 귀순 의향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귀순할 사람이 왜 귀순할 국가의 군대를 만나니까 도망을 가나. 그것도 한두 시간도 아니고 이틀을 도망다녔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어 "만약 정말 귀순할 마음이 있었다면, 북한군에 쫓겨 도망 다니던 망망대해 위에서 우리 군을 만났을 때 기뻐 춤이라도 추지 않았겠는가"라고 물었다.

윤건영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그들의 치열했던 '도망'은 뭐라 설명할건가. 그간 바다와 육지에서 수많은 탈북 사례가 있었지만, 우리 군을 만나 도망다니다 끝내 체포된 사례가 있기는 한가. 그리고 그런 것을 귀순이라 한 사례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대한민국이 받아들여서 우리 법대로 처리했어야 될 탈북 어민들"이라는 최영범 홍보수석의 브리핑 내용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법대로 처리가 불가능해 보였기에 돌려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건영 의원은 "관련 자료를 다 검토해봤다면 윤석열 대통령실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그들이 잡힌 배 위에 살인의 어떤 물증도 남아 있지 않았다"며 "대통령실이 거론했다는 페스카마호 살인 사건은 증거와 증인이 여럿 있었다는 점에서 이 사건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홍보수석 말대로 처리했다면 그들은 '무죄'를 받고 풀려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검사 출신 대통령이 계신데 이 정도를 확인하지 않으신 것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언급한 페스카마호는 이날 대통령실이 배포한 관련 자료에서 "인권과 법치를 강조하는 문재인 (전)대통령도 과거 페스카마호에서 우리 국민을 살해한 외국인 선원도 우리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줘야 한다고 한 바 있다"고 한 부분에 등장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996년 참치잡이 원양어선에서 조선족 선원 6명이 선상 반란으로 한국인 선원 11명을 살해한 사건의 피고인 측 변론을 맡았던 것을 비교 대상으로 삼은 맥락이다.

이어진 페이스북 글에서 윤건영 의원은 "아니면 혹 윤석열 대통령실은 이 북송 어민이 무죄를 받고 우리 국민 속에서 편안하게 사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하시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마지막으로 윤건영 의원은 "국민의 눈과 귀를 잠시 가릴 수는 있어도 진실을 영원히 덮을 수는 없다고 믿는다"고 한 최영범 홍보수석의 언급에 대해 "맞다. 정확하게 맞는 말씀"이라며 "다만 이 말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그대로 돌려드린다. 온갖 억지와 궤변으로 냄새를 피울 수는 있어도, 진실을 바꿀 수는 없다"고 되받아쳤다.

그는 "국민의힘이 과거 벌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 등 관련)NLL(북방한계선) 대화록 논란이나, 검찰이 곧잘 써먹는 숱한 여론몰이의 결과를 기억하시길 바란다"며 "당장은 달콤한 사탕처럼 보여도, 그 안에 독이 숨겨져 있음을 기억하시길 바란다. 우리 국민의 삶과 연관이 없는 정치 이슈로 전임 정부를 흠집 내는 것은 이제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진실을 밝히고 싶다면 근거 없는 '말(言, 말씀 언)' 말고 관련 자료를 공개하면 끝날 일"이라고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하며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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