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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소진됐다던 상반기 대구시 경영안정자금 용처 봤더니…"원자재 비용 상승 파장 엿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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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상반기 대구시 경영안정자금 자금용도에 따른 분류. 대구신용보증재단 제공
2022년 상반기 대구시 경영안정자금 자금용도에 따른 분류. 대구신용보증재단 제공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재료비 증가세가 대구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히며 대구시의 상반기 경영안정자금 조기 소진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안정자금은 대구시가 지역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시중은행에서 경영에 필요한 운전자금을 저리로 융자받을 수 있도록 하고, 대출이자 일부를 지원하는데 쓰는 돈이다.

대구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올해 대구시 경영안정자금은 모두 1조5천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상반기에 1조500억원, 하반기에 4천500억원이 편성됐다. 대구시와 대구신보는 2020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지원 규모를 증액했지만 지난 6월 30일까지 9천700건, 1조29억원을 추천하면서 대다수 항목별 가용 자금이 4월 말 고갈됐다.

애초 잡아둔 자금이 설 연휴를 지나 2월 중순쯤 소진돼 대구시가 2월 말에 5천억원을 추가 편성했지만 이마저도 두 달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이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제품생산(기술개발, 자재구매 등)에 지원해달라며 신청한 자금이 전체의 49.8%로 4천999억7백만원에 달했다.

이어 ▷일반 관리비 등 기타 45.7%(4천581억7천300만원) ▷인건비 3.5%(351억1천500만원) ▷사업장 임차비 0.8%(79억2천500만원) ▷마케팅 0.2%(17억3천500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올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이 계속되면서 나타난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동반 상승 충격파가 경영안정자금 신청 내역에 고스란히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장 많은 정책자금을 지원한 항목이 '제품생산'인데 여기에는 자재 구입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달라는 것도 포함된다.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재료비 증가세가 경영에 미친 악영향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원재료비 외에도 원가에 임대료, 인건비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 역시 상당한 액수를 차지하는 것을 봐서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가 지역에도 예외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며 "특히 인건비를 위한 경영안정자금 신청이 세 번째로 많았다는 것은 근로자 처우개선을 생각하기 어려운 지경의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많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대구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도 "올해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애로를 토로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경영안정자금 신청에 이 같은 고충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황병욱 대구신보 이사장은 앞서 지난 12일 이종화 대구시 경제부시장 주재로 시청 산격동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고물가 및 폭염대응 시민생활 안정 점검반' 현안 토론에서 "상반기에 조기 소진된 대구시 경영안정자금이 이달 1일 들어 다시 풀렸지만, 하반기 역시 전액 소진할 것으로 보여 자금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신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해 올해 4월과 5월 등 상반기에 기준금리가 잇달아 오르면서 2차 보전자금인 대구시 경영안정자금에 대한 지역 기업체의 수요가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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