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자의 행운'은 주식시장에서 주로 쓰이는 표현이다. 그런데 세상 모든 행운을 환영해도 이건 극구 경계하라고들 한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재주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망조가 들기 때문이다. 가까운 예가 2020년 초보 주식 고수들이다. 수익을 인증하며 자신의 공적을 치하하기 바빴다.
전자화폐도 마찬가지였다. 장류진의 소설 '달까지 가자'는 이더리움에 투자해 대박을 터트린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어디까지나 픽션이지만 이더리움의 가격은 실제로 일정 기간 가파르게 올랐다. '가치 투자'라고 했지만 사실상 '기도(祈禱) 매매'를 했던 주인공들의 외침, '가즈아'는 당시 사방에서 울려 퍼진 현장음이었다.
모두 풍부한 유동성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 돈맛을 본 이들은 궁극의 맛집을 찾듯 종잣돈을 들고 또 주식시장과 전자화폐 거래소에 들어갔다. '중독'으로 가는 길이 열린 것이다. 흔한 마케팅 표어인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말이 적용되는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고치기 쉽지 않다며 도박에 가까운 '습벽'(習癖)이라 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초보 고수 일부는 더 많은 액수를 밀어 넣었고 올해 초부터 "본전만 찾게 해주시면 다시는 안 하겠습니 (꺼이꺼이)"라며 곡소리를 내고 있다. '초심자의 행운'을 겪지 않고 손실을 본 게 다행인지 모른다.
이재명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을 거론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들은 지 한 달도 안 돼 '또 탄핵'이다. 충격요법으로 쓴다기엔 잦다. 초선 의원의 패기로 보기도 꺼림칙하다. 민주당의 습벽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통과시킨 경험이 있기에 '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들린다.
민주당은 탄핵을 입에 올릴 때 국민들이 '옳소'라며 동조하는지, '또 저런다'며 여론 분열을 우려하는지 냉정히 살펴야 할 것이다. 몇 번 통했다고 최선의 전략인 줄 오판해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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